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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개신교 성폭력 가해자 66%가 목회자”

등록 2022-03-07 18:31수정 2022-03-07 19:38

기독교반성폭력센터 45건 접수
성폭력 피해자 지목 가해자
목사 등 리더그룹 30명 달해
“종교 지도자의 힘 악용 사례”
지난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에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 신고 건수 가운데 가해자의 직분 비율.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제공
지난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에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 신고 건수 가운데 가해자의 직분 비율.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제공

지난해 개신교 교회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목회자를 비롯한 리더그룹인 경우가 3분의 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반센, 공동대표 방인성 박유미)에 따르면, 지난해 기반센에 접수된 교회 성폭력 사건 45건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가 지목한 가해자의 교회 직분은 담임 목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목사와 전도사를 포함한 부목회자가 8명, 선교단체의 간사·선교사 등이 6명, 교수가 3명으로 리더그룹이 30건(66%)에 이르렀다. 특히 접수된 성폭력 사건 중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일반 신자와 목회자인 경우가 27건(47%)으로 가장 많았다.

기반센 관계자는 “이는 전문적이고 권위를 가진 종교 지도자의 힘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교회 내 성폭력 피해가 이른바 ‘이단’이나 ‘사이비’ 같은 종교집단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기성 교단과 선교단체, 기독교 학교 등의 평범한 일상 공간 가운데 일어난다는 점도 기반센은 지적했다.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가 기성 교단 소속이 27건(60%), 선교단체, 기독교 학교 등의 비교단 13건(29%)으로 나타났다. 기성 교단에서는 예장합동이 6건, 예장통합이 5건, 백석이 3건, 감리회가 4건, 기장이 3건, 기하성이 2건, 기타 군소 교단과 독립 교단에서 4건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거의 모두 여성이었다. 2018년부터 4년간의 누적 접수건 262건 중 남성 피해자는 4명이었고, 여성 피해자는 284명(99%)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성별로는 20대 여성이 22명(49%)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성년부터 4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 피해자가 분포되었다.

지난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에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 신고 건수 가운데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른 비율.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제공
지난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에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 신고 건수 가운데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른 비율.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제공

기반센 관계자는 “모든 성폭력은 불평등한 관계와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문화 속에서 발생하고 유지된다고 볼 때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인 것은 교회 안에 여성에 대한 불평등적 구조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준다”며 “그루밍(길들임) 형태의 성폭력이 교회 성폭력 대부분의 특성인 점을 생각할 때 신앙적 그루밍 형태의 성폭력은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전 연령에 걸쳐 일어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기반센은 성폭력 사건이 신고되면 형사소송 지원, 공판 모니터링, 탄원서·의견서 제출 등의 법률지원과 심리지원, 연계, 자문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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