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전현직 총장, 교비 횡령 혐의로 고발돼

교단자정센터, 윤성이 총장·한태식 전 총장 검찰에 고발

동국대 정각원. 정각원 누리집 갈무리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의 전·현직 총장이 교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검찰에 고발됐다.

불교단체인 교단자정센터는 10일 동국대 윤성이 총장과 전임 총장인 보광(속명 한태식) 스님을 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교단자정센터는 두 전·현직 총장이 조계종단에 각각 3억원과 1억원을 기부한다고 약정한 다음 동국대 서울캠퍼스와 경주캠퍼스, 일산 동국대병원 등의 사찰인 정각원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비정상적으로 조계종에 전했다고 밝혔다.

교단자정센터 쪽 얘기를 들어보면, 한태식 당시 총장은 서울 정각원장 개인 통장으로 조성된 비자금 2천만원(자기앞수표)을 2017년 8월16일 조계종 총무원 4층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자승 스님을 만나 직접 전달했다. 이때 ‘동국대학교 구성원들이 몰라야 된다’며 사진 촬영을 거부했고, 언론 비보도를 요청했다. 또 2018년 6월25일 같은 장소에서 설정 스님을 만나 2천만원(자기앞수표)을 성역화불사금 명목으로 전달했다.

교단자정센터는 ‘윤성이 총장 또한 같은 수법으로 정각원 비자금 통장의 2천만원을 2019년 6월26일 조계종 총무원 4층 집무실에서 원행 총무원장에게 전달했으며, 2019년 11월 ‘에너자이저 동국’ 기부금 행사 자리에서 원행 스님으로부터 조계종의 백만원력결집 약정금 3억원에 대한 조속한 납부를 요구받고 서울·경주 정각원장 및 고양시 일산·경주 동국대병원 법사 대책회의를 소집해 3억원을 나누어 금액을 할당하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교단자정센터는 “정각원은 학교법인 동국대학교의 소유이며, 교직원 종교활동과 강의공간으로도 활용되는 교육시설이고, 정각원의 6명의 교직원 인건비와 운영사업비 또한 학교회계로 운영되며, 당연히 정각원 수입 또한 학교 회계로 처리되므로 두 총장의 행위는 사립학교법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정각원 관계자는 “정각원도 조계종 포교소로 등록돼 있어서 포교소로 역할을 해야 하고, 정각원에 설치된 불전함 2개 중 하나는 종단 성역화불사에 쓰기 위한 보시함으로, 그 보시함 돈을 모아서 종단에 낸 것이므로 횡령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두 전·현직 총장의 교비 횡령 의혹 건 등은 교육부에서도 민원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