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이 확정된 진우 스님이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청사 1층 로비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자인 진우 스님이 봉은사 승려들의 해고종무원 집단 폭행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2일 서울 종로구 총무원 청사에서 조계종 원로회의로부터 총무원장 당선인증을 받은 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당선을 고하는 고불식을 연 데 이어, 총무원 청사 1층 로비에서 연 당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9년 전 적광 스님 폭행 사건도 유야무야됐는데, 총무원 호법부에 고소된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당사자 스님이 우발적인 흥분을 한 것 같다”면서 “스님의 위치에서 그렇게 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당사자가 충분히 참회했고, 여타의 불법성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종단 호법부에서 충분히 해결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승려들의 집단 폭행이 영상을 통해 드러났음에도 “폭력까지는 모르겠다”며 ‘신체적인 접촉’이라고 표현해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진우 스님은 이어 “가끔 사회적으로 불미스런 일로 지적받을 내용이 있지만 자정에 의해 많이 해결되어왔다”며 “일반 대중들이 걱정하는 부분들을 세심히 살펴서 백프로 자정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일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이 확정된 진우 스님이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청사 1층 로비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그는 앞으로 총무원장으로서 계획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 종단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들을 이뤄왔으나 다른 한편으로 살펴본다면 앞으로 해야 할 일 또한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거기에 절박한 시대 현안도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나 묻고 들으며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총무원장 후보로 나서며 내건 3대 종책 기조인 ‘소통·교구·포교’를 모든 종무행정의 근간으로 삼고, 종단 소속 승려, 재가불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종무행정 현장인 전국 교구본사의 역할을 확대해 적극적인 포교를 펼쳐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종단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소통하며, 교구본사의 역할과 활동이 활성화돼 지역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가꾸며, 지혜로운 포교를 통해 사회의 유익함이 더욱 증장된다면 불교가 나아가는 길은 더없이 크고 넓어질 것”이라고 희망했다.
진우 스님은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의 추대로 무투표로 당선돼, 불교계에선 사실상 최대 실력자인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의 낙점에 의해 당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우 스님은 이달 28일 총무원장에 취임한다. 임기는 4년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