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대표들이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지난달 14일 봉은사 앞에서 벌어진 승려들에 의한 해고종무원 집단 폭행과 관련해 강남경찰서 경찰들에 대한 직무감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제공
불교계 단체인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20일 지난달 서울 강남 봉은사 앞에서 벌어진 승려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서 무기력한 대응으로 폭력 사태를 막지 못한 경찰관들에 대해 직무감찰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30분 넘게 진행된 폭행 현장에는 다수의 경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을 막지 못했다”며 △폭행 현장에 10여명이 넘는 경찰들이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은 점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단폭행 가해자 중 한명만 연행해 간단한 조사만 한 뒤 풀어준 점 등을 직무감찰 사유로 들었다.
이 단체는 또 집단폭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승려가 최소 5명으로 이 중 3명은 직접 폭력을 행사했고, 나머지 2명은 이를 지켜보면서 묵인 또는 현장 지휘를 했다면서 공동 모의 혐의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 단체는 폭력 현장을 지켜본 승려 2명은 봉은사 소속 승려가 아니며, 조계종에서 주요 보직에 있는 소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교단자정센터는 “봉은사 소임자 및 외부 승려들이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었고, 조직적으로 신도를 동원해 일주문 맞불 집회 기도를 진행한 것으로 볼 때 봉은사 주지가 모를 리가 없다”며 “봉은사 운영 대표자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승려 집단폭행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편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앞에서는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는 1인시위에 나선 조계종 해고 종무원 박정규씨가 승려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입원 치료를 했으며, 폭행 승려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불교계 단체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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