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실내.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대구광역시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가는 가운데 개신교 20개 교회·단체와 크리스천들이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 강호숙·구교형·김승무·김의신·이문식)과 교회·단체와 크리스천들은 19일 연대성명서를 통해 “대구 대현동에서 이슬람 문화를 드러내놓고 조롱한 삼겹살 파티와 돼지머리의 등장은 주민 동정 여론조차 식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환대와 섬김의 기독교 전통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먼저 이 사태가 사유권(재산권)과 생활권 중 무엇이 먼저인지를 다투거나 활기를 잃은 주택가의 나이 든 주민들과 몇몇 이슬람 거주민들 사이의 싸움으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거나 편들어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통해 한국 사회와 교회에 깊이 뿌리내린 혐오와 배제의 나쁜 관행을 중단하고 환대와 섬김의 아름다운 전통을 회복하는 과제를 우리 스스로 떠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언젠가부터 일부 한국교회는 타문화권에 대한 전투적, 공격적 선교 전략을 채택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 합법적으로 이주한 타 종교, 특히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노골적으로 유포했으며, 이번 대현동 갈등에서도 주류 교권주의자들과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개입해 사태를 더 키우기도 했다”면서 “그곳 무슬림공동체에는 적지 않은 아이들도 있는데 우리가 불특정의 한 집단을 근거 없이 테러리스트로 모는 것이야말로 정말 테러가 아닐 수 없으므로, 한국교회는 정복주의에서 배제, 혐오를 넘나드는 선교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대구 북구청이 법령과 절차에 문제가 없어 승인된 공사를 지역 민원을 이유로 부당하게 중지시킨 잘못된 행정처리와 무책임이 주민들 사이의 싸움으로 와전케 했다”며 “이제라도 북구청은 법과 원칙에 근거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적극 조정해 더 이상의 갈등을 제지하며 원만한 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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