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쿠시나가르 열반당에서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이 부처님열반상을 향해 합창하고 있다. 사진 상월결사 제공
조계종 막후실력자인 자승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이 이끄는 상월결사가 주최한 인도·네팔 성지순례 회향식에 대규모 환영 군중이 동원된 데 대해 불교계 엔지오(NGO)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와 정의평화불교연대, (사)평화의길, 불력회 등 불교계 엔지오들은 2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북인사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불자들을 동원해 자화자찬하는 귀국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평생을 절뺏기 싸움을 했다’고 대중들 앞에서 고백했던 자승 이사장이 지난 3년 동안 위례신도시 천막안거(2020),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걷기(2020), 삼보사찰 순례 걷기(2021), 중앙종회-총무원장 선거개입을 위한 주요 본사 걷기(2022)를 한 데 이어 올해는 43일간 인도 성지순례 걷기를 통해 종정을 뛰어넘는 수행승, 정치승 위치를 확고히 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대통령실과 외교부를 동원하고, 전국 주요 사찰의 승려와 신도들을 동원하였고, 조계종의 해외행사(한국불교세계화)를 배치해 자승 걷기쇼 외피로 치장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 귀국행사에 대해 조계종 승려들을 대상으로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한 324명 가운데 절대다수인 286명(86.1%)이 반대했고, ‘불교중흥을 위한 행사인 만큼 인원동원을 해서라도 화려한 회향식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1명(9.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한편 상월결사는 40여일간 자승 스님등 54명의 승려를 비롯한 75명의 순례단이 석가모니 붓다의 삶과 자취를 따라 인도와 네팔 8대성지를 도보로 순례하고 귀국했다. 이날 오후 1시 조계사 및 우정국로 일원에서 전국 1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향식을 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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