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안성 칠장사에서 입적(법랍 51년, 세수 69살)한 해봉당 자승 대종사(전 조계종 총무원장∙봉은사 회주)의 유서가 공개됐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입적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종단이 자승 스님이 스스로 선택한 ‘소신공양’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조계종 대변인 우봉스님은 “유언장은 어제 자승 대종사의 거처에서 여러 장 발견되었다. 자승 대종사가 평소 해 오신 생과 사에 대한 말씀 및 종단에 대한 당부 등이 담겨 있다”며 “여러 장의 유언장 중에 상좌 스님들에 대한 당부 등 개인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종단에 대한 당부 및 칠장사에 타고 가신 차량에서 발견된 메모와 연관된 내용 3가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유언장을 보면 자승 스님은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라고 남겼고, 수행자들에겐 “상월선원과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께 감사합니다. 우리 종단은 수행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합니다. 결제 때마다 각 선원에서 정진하는 비구·비구니 스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해제 때마다 많은 선지식들이 나와 침체된 한국불교를 이끌어 가주시길 서원합니다”라고 했다.
또, 스님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며 제자 스님들에게 화재로 소실된 칠장사 요사채 복원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앞선 30일, 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공식적으로 그의 입적을 밝힌 바 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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