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2세 “우주는 신의 작업”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생전에 과학자들에게 우주 기원에 관해 연구하지 말도록 당부한 일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호킹 박사는 15일 홍콩에서 한 강연에서 “요한 바오로 2세가 언젠가 바티칸에서 열린 우주철학 학회에 참석해 우주의 시작은 신의 작업이므로 학자들이 연구해서는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시 “우주를 연구하고 우주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연구하는 것은 좋지만 우주의 시작 그 자체에 대해서는 탐구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것은 창조의 순간이고 신의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호킹은 전했다.
그는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지지해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사실을 빗대 “나는 갈릴레이처럼 종교재판에 회부되고 싶지 않았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전에 신앙과 과학이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지동설을 전파하지 못하도록 갈릴레이에게 금지명령을 내렸던 교회의 조처는 ‘비극적인 상호 이해 부족’에서 나온 실수였다는 성명을 1992년 발표한 바 있다.
호킹 박사는 또 “우주의 기원이 거의 규명될 단계에 와 있다”며 “이와 관련된 이론적 진전이 이뤄졌으나 아직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해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을 앓고 있어 휠체어에 의지하고, 말도 전자합성기를 이용해야 하는 그는 미국식 억양을 내는 전자합성기를 쓰는 이유를 질문 받자 “1986년 구입한 이 기계보다 좋은 목소리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며 “프랑스어식 억양을 내는 기계를 사용할 경우 부인에게 이혼당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홍콩/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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