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등 추도발길 이어져
17일 타계한 강원룡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는 추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 목사의 외아들인 강대인씨와 사위 김광국씨 등이 지키는 빈소에는 김수환 추기경과 송월주 스님, 수경 스님, 박청수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들과 한승헌 변호사, 한완상 적십자사 총재,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등 지인들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 등이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강 목사의 명복을 빌었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목사님은 늘 조국의 평화를 사랑하고 당신의 편안한 삶은 뒤로 미루셨다”며 “그분이 가셨다니 제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나라를 걱정하시고 조국의 평화와 미래를 챙기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강 목사가 운명하기 직전인 오전 11시께도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을 찾았으나 의식불명 상태였던 강 목사와 대화를 나눌 수 없자 “이렇게 한마디 대화도 못 나누고 보내드리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강 목사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강복을 했다.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도 추도 메시지를 통해 “강 목사님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고비마다 큰 빛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 준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전 종계종 총무원장 월주 스님은 “기독교 지도자일 뿐 아니라 민중과 민족지도자로서 목회활동을 이끌며 종교, 도농, 노사, 종파 간 대화를 이끌온 민족의 스승”이라고 회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정호 시민사회수석을 빈소에 보내 조의를 표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도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정부는 문화관광부의 요청에 따라 종교 지도자로서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위한 실천에 앞장선 강 목사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 국민훈장 가운데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키로 했다. 훈장 추서식은 고인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한명숙 총리가 18일 빈소인 서울대 병원을 찾은 자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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