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이슬람 교도들이 16일 수도 카라치에서 열린 반교황 시위 도중 교황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키스탄 의회는 전날인 15일 교황이 이슬람을 사악하고 비인간적이라고 간접비판한 12일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카라치/AFP 연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7일 자신의 이슬람 비판 발언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했으나, 이슬람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교황은 이날 로마 인근 카스텔간돌포에서 자신을 알현한 신자들에게 “내 연설 중 이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된 일부 구절 때문에 몇몇 나라에서 반발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내가 인용했던 원문은 개인적인 의견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날 발언은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이슬람을) 진솔한 대화로 초대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교황은 전날에도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장관을 통해 ‘깊은 유감’을 밝혔으나 이슬람권의 반발이 계속되자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교황의 해명에 대해 수니파 이슬람의 최고 종교기구인 이집트 카이로 알아즈하르 사원의 전 지도자 마무드 아수르는 “(유감 표명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이슬람의 믿음을 모욕한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집트의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당’은 “교황 발언에 대한 분노는 오래 지속되어선 안된다”며 약간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한편, 이날 이슬람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무장괴한 2명이 긴급구조(SOS) 병원에 들어와 총을 쏴 이탈리아 출신의 수녀와 그의 경호원이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바티칸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살인은 끔찍한 행동”이라며 이 사건이 단발성이 되기를 바랐다고 통신은 전했다.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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