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해석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와 논쟁을 벌여온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와 성서‘라는 주제로 신학자들과 공개 토론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조직신학회 이정배 교수.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도올-기독교 신학자들 공개토론회 ‘후끈’
복도까지 700명 빼곡…발언마다 박수
복도까지 700명 빼곡…발언마다 박수
김광식 교수 “도올이 말하는 것은 짝퉁” 반박
원로 신학자 “이런 열기는 처음 본다” 새로운 성서 해석을 제기해 기독교계 안팎에 파문을 빚어온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저명한 기독교 신학자들과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1·2층 홀은 신학토론회가 시작된 오후 3시 전 이미 방청객 700여명으로 복도까지 가득 차 출입문을 봉쇄해야 할 정도였다. 토론회에 온 신학계 원로 유동식(85) 전 연세대 교수도 “반평생 넘게 신학토론회를 다녀봤지만 이런 열기는 처음 본다”고 했다. 토론에선 그동안 교계에서 금기시된 쟁점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외국과 달리 보수 교계의 입김 때문에 자유로운 성서 해석 논쟁이 억눌려 왔던 한국에선 드문 일이었다. ▶ 도올 발제문: “종교는 더이상 ‘이해없는 신앙’강요 말라” ▶ 이정배 교수 토론회를 열면서: “예수에 대한 뭇 해석에 열려진 태도 필요”
[단독 영상] “도올은 짝퉁” - “그런 생각이 교회 망쳤다”
도올-기독교 신학자들 공개토론회 ‘후끈’ [%%TAGSTORY1%%] 도올이 먼저 자신의 주장을 발제하자 원로 신학자 김광식 박사(전 연세대 교수)가 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박사는 ‘믿음’보다는 ‘이해’를 강조하는 도올의 주장을 두고 “설교자의 목적은 신자들을 지혜롭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게 하려는 데 있다”며 “(도올과 같은 주장은 이미) 독일의 칸트와 18~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도올이 말하는 것은 짝퉁이고, 다시 한 번 더 보니 싹둑 잘라내어 버리는 ‘싹둑 복음’이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도올은 “김 교수와 같은 생각이 교회를 망쳤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에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 신학 체계는 너무 나이브하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과학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고, 억압할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서 건물만 지으니 교회가 공동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여러 신학적 담론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올은 “‘역사적 예수’도 ‘이것’이라고 한마디로 얘기(규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제 말을 ‘싹둑 복음’이라면서 왜 저라는 사람을 (다른 면은) 싹둑 잘라버리고 규정해버리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토론은 ‘인간과 신성(神性)’을 둘러싼 대목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문자적으로만 해석해 신이 33년간 (인간의) 몸으로 살다가 본래로 돌아갔다고만 하는데, 그것은 고대엔 흔해 빠진 논리였다”며 “다른 인간과 달리 예수만이 신의 화육(몸을 빌려 옴)이라는 교리가 예수에 대한 이질감을 불러온다”고 했다. 그러자 김광식 교수는 “그럼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고 김경재 교수의 주장에 이의를 달았다.
이에 도올은 “저도 (예수의) 인성과 신성을 다 100%씩 갖고 있다고 인정하지만 (예수뿐 아니라) 인간도 100%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요한복음의 하나님은 인격체가 아니라 진리로서의 하나님이이서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100%로 본다. 그런 진보적인 측면까지 해석하지 않는다면 신학자가 아니며, 솔직히 말해 그런 것을 수용해도 하나님 앞에 겸손해질 수 있다”며 김경재 교수 편에 섰다. 현장에서 방청객들은 도올과 신학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토론에 열띠게 참여했다. 한국 신학계의 숨통이 열리는 날이었다. 글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원로 신학자 “이런 열기는 처음 본다” 새로운 성서 해석을 제기해 기독교계 안팎에 파문을 빚어온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저명한 기독교 신학자들과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1·2층 홀은 신학토론회가 시작된 오후 3시 전 이미 방청객 700여명으로 복도까지 가득 차 출입문을 봉쇄해야 할 정도였다. 토론회에 온 신학계 원로 유동식(85) 전 연세대 교수도 “반평생 넘게 신학토론회를 다녀봤지만 이런 열기는 처음 본다”고 했다. 토론에선 그동안 교계에서 금기시된 쟁점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외국과 달리 보수 교계의 입김 때문에 자유로운 성서 해석 논쟁이 억눌려 왔던 한국에선 드문 일이었다. ▶ 도올 발제문: “종교는 더이상 ‘이해없는 신앙’강요 말라” ▶ 이정배 교수 토론회를 열면서: “예수에 대한 뭇 해석에 열려진 태도 필요”

도올-기독교 신학자들 공개토론회 ‘후끈’ [%%TAGSTORY1%%] 도올이 먼저 자신의 주장을 발제하자 원로 신학자 김광식 박사(전 연세대 교수)가 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박사는 ‘믿음’보다는 ‘이해’를 강조하는 도올의 주장을 두고 “설교자의 목적은 신자들을 지혜롭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게 하려는 데 있다”며 “(도올과 같은 주장은 이미) 독일의 칸트와 18~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도올이 말하는 것은 짝퉁이고, 다시 한 번 더 보니 싹둑 잘라내어 버리는 ‘싹둑 복음’이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도올은 “김 교수와 같은 생각이 교회를 망쳤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에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 신학 체계는 너무 나이브하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과학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고, 억압할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서 건물만 지으니 교회가 공동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여러 신학적 담론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올은 “‘역사적 예수’도 ‘이것’이라고 한마디로 얘기(규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제 말을 ‘싹둑 복음’이라면서 왜 저라는 사람을 (다른 면은) 싹둑 잘라버리고 규정해버리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토론은 ‘인간과 신성(神性)’을 둘러싼 대목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문자적으로만 해석해 신이 33년간 (인간의) 몸으로 살다가 본래로 돌아갔다고만 하는데, 그것은 고대엔 흔해 빠진 논리였다”며 “다른 인간과 달리 예수만이 신의 화육(몸을 빌려 옴)이라는 교리가 예수에 대한 이질감을 불러온다”고 했다. 그러자 김광식 교수는 “그럼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고 김경재 교수의 주장에 이의를 달았다.
성경해석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와 논쟁을 벌여온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와 성서‘라는 주제로 신학자들과 공개 토론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에 도올은 “저도 (예수의) 인성과 신성을 다 100%씩 갖고 있다고 인정하지만 (예수뿐 아니라) 인간도 100%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요한복음의 하나님은 인격체가 아니라 진리로서의 하나님이이서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100%로 본다. 그런 진보적인 측면까지 해석하지 않는다면 신학자가 아니며, 솔직히 말해 그런 것을 수용해도 하나님 앞에 겸손해질 수 있다”며 김경재 교수 편에 섰다. 현장에서 방청객들은 도올과 신학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토론에 열띠게 참여했다. 한국 신학계의 숨통이 열리는 날이었다. 글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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