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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블로그] 교황은 고이즈미

등록 2007-05-23 13:47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 베네딕토 16세
백인의 침략자에 맞서 저항하던 원주민 추장은 끝내 패하여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져야만 했다고 합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승리자들은 그에게 마지막 관용을 베풀어 가톨릭 신부에게 생전의 죄를 고백하고 영원한 천국으로 갈 것을 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신부의 권유를 무시하고 담담히 죽음을 맞이했다 합니다.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천국을 거부한 이유는 천국에도 백인이 사냐는 물음에 백인이 산다는 신부의 대답 때문이었다 합니다. 아마 끝까지 개종을 거부하고 죽음을 택한 추장은 악인의 표본으로 더욱 더 처참한 죽음을 당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주, 브라질을 방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연설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가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죄를 씻어 줬다는 발언으로 베네주엘라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하여 이 지역 원주민 지도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합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1492년 신대륙 발견 후, 중남미에서 자행된 원주민 학살을 무시한 것이라며 교황의 사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그 갈등의 원인이 어찌 보면, 교황이 지난 13일 브라질에서 개막된 중남미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말한 발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날 교황은 개막식 연설에서 구식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며 인기에 영합하는 권위주의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서구 언론은 이를 두고 차베스 대통령을 경계하라는 말로 풀이했다 합니다.

언제가 교황의 이슬람교도를 자극하는 발언으로 스스로를 인종 편견을 가진 고리타분한 교조주의자로 인식시킨 교황이 이번에는 남미에서 원주민을 자극하는 인종 우월주의적 발언을 함으로써 스스로를 백인 우월주의자임을 밝히며, 나 같은 일반 신자들이 느끼는 종교에 대한 환멸을 더욱더 부추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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