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은 북쪽 대표들과 함께 ‘영통사 복원 3돌 기념 및 성지순례 원만 성취 기원 남북공동 대법회’를 봉행했다.
남북공동 법회 갖고 순례 정례화 밝혀…통일부선 난색
지난 8일 대한불교천태종 성지순례단 560여명이 첫 개성 성지순례에 나섰다. 첫 기착지는 개성시내에서 8㎞정도 떨어진 영통사. 금강산 못지 않은 화려한 산세를 뽐내는 오관산에 이르자 천태종이 50여억원을 들여 복원한 영통사의 위용이 드러난다. 영통사는 고려시대 천태불교를 연 대각국사 의천 스님이 입산했고, 열반한 곳으로 16세기에 소실됐었다.
순례단은 북쪽 대표들과 함께 ‘영통사 복원 3돌 기념 및 성지순례 원만 성취 기원 남북공동 대법회’(사진)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엔 남쪽에서 천태종 정산 총무원장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표인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탤런트 이정길 씨 등이, 북쪽에선 민족화해협의회 정덕기 부회장과 조선불교도연맹 심상진 부위원장등이 참석했다. 민화협의 정덕기 부회장은 “통일국가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은 민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곳이어서 영통사 성지순례가 정례화하면 민족의 단합과 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산 총무원장은 “영통사는 우리나라에서 천태종을 개창한 의천 스님이 주석하다 열반한 곳이어서 천태종도들에겐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성지순례를 정례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회를 마친 순례단은 개성 시내에 있는 개성 남대문과 정몽주의 혼이 서린 선죽교, 성균관이 있는 고려역사박물관 등을 참관했다. 이 문화재들은 모두 개성 시내에 있어 순례객들은 자연스레 개성 시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천태종은 오는 18일엔 500명, 23일엔 1천여명과 함께 영통사 성지순례에 나서며, 7월말부터 성지순례를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북쪽에선 연간 10만명의 성지순례를 허락한 상태다. 그러나 남쪽 통일부가 방북 대가로 북에 지불하는 100달러가 너무 많고, 성지순례가 아니라 사실상 관광이란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여서 정기 순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않았다. 이에 대해 영통사 복원을 주관해온 천태종 사회부장 무원 스님은 “출입 비용은 50달러이며, 나머지 50달러는 영통사 성지 유지 관리비 명목으로 지불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개성관광 협의 이전에 영통사 복원이 수십만 불자들의 동참으로 추진되어온 만큼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23일 순례객 모집은 이미 마감됐다. 이들이 당일 순례비로 지불한 금액은 1인당 17만원씩이다. 순례는 천태종의 ‘나누며 하나되기 운동본부’가 주관하고 있다. (02)730-2401.
개성/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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