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돌아온 샘물교회 선교단 21명은 12일 “아프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러 갔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일(피랍)이 일어나게 돼 죄송하다”며 “국민과 정부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이슬람 지역 선교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두고서는 “해외선교 전반에 대한 교계의 의견이 정리되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인질로 잡혔던 유경식(55)씨 등 21명은 이날 오전 11시 귀국 직후부터 치료를 받아온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밝히고 “아프간이던 탈레반이던 사랑으로 품어 진정 평화의 땅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유씨 등은 이날 회견에서 “억류 나흘 만에 두 그룹으로 나뉜 이후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분산 과정을 거쳤고,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29)씨가 살해될 당시에는 2~4명씩 모두 여섯 그룹으로 나뉘어 억류돼 있었다”며 “일부 인질들은 탈레반한테 개종을 강요당했고 폭력과 협박에도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샘안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들 21명은 이날 입원 10일 만에 모두 퇴원했다. 이들 21명은 앞으로 7~10일 가량 단체로 강원도 속초의 요양시설에서 안정을 취할 계획이다. 이들은 단체 요양이 끝나면 추석 연휴에는 각자 집으로 돌아가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낸 뒤 샘병원으로 돌아와 그동안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한편,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55) 담임목사는 교회에 사직서를 내고 ‘자숙’에 들어갔다고 교회 쪽이 밝혔다. 교회 관계자는 “목사님이 교회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며 “자숙기간 중이지만 어디에서 언제까지 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안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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