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무례한 복음’ 출간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한 분당 샘물교회 신자 납치사건은 한국교회의 해외선교방식에 대한 논란 등 우리 사회에 큰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 사건은 탈레반의 테러리즘에 대한 비난보다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난을 야기하는 특이한 현상을 낳았다.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 같은 비난은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의 역할과 위상을 돌아보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소장 김창락)가 기획해 내놓은 '무례한 복음'(산책자 펴냄)은 아프간 피랍사태로 표면화한 한국교회 선교방식의 문제점 등을 개신교 내부에서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한 대중적 신학서이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김상근 연세대 교수 등 필자들은 대부분 최근 몇 년에 걸쳐 한국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의 하나로 성장한 한국교회의 역사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지난 100여 년간 한국 개신교의 역사는 한국 근대사와 흡사해 정신의 팽창보다 양적 성장에 골몰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피랍사태는 그런 양적 팽창에 따른 예고된 재난이자, 한국 선교계로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는 것이다.
한신대 은퇴교수이자 한국민중신학회장을 역임한 김창락 소장은 "종교적 이기주의는 그 무엇으로도 꺾기 어려운 악마적 마력이며, 거의 모든 잔학한 만행이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사실"이라면서 "이런 점에서 종교가 종교의 허울을 벗어버릴 때라야 참으로 종교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1960년대 서구에서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가 대화를 모색할 때 공동의 접경지대는 신론도 성령론도 아니고 나사렛 예수라는 역사적 인물의 삶이었다"면서 "예수의 삶은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 포로가 된 사람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것,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는 것, 억눌린 사람을 풀어주는 것 등이었다"고 역사 속에서 종교의 역할을 상기시켰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는 자기중심적 세계의 확장에 지나지 않는 선교는 근본적으로 재고돼야 함을 교훈으로 남겼다"면서 "협력과 공존을 위한 선교를 위해 무분별한 자기과시적 선교경쟁을 조절할 선교협의체를 구성하고, 일방적 파송보다 현지와의 협력관계를 통한 선교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해외 선교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미국 장로교회의 20세기 초 근본주의 신학에 영향을 받은 한국의 보수교단들이 대형교회의 신앙적 주도권과 경제력에 밀려 선교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경이로운 사건"이라며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선교신앙과 보수주의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의 선교신앙이 대형교회주의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고, 미국식 복음의 세일즈맨 역할에 만족한다면 세계교회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교회만의 선교신학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신앙이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헌신이고 열정이라면, 신학은 이 믿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면서 "지금 한국교회는 자기의 뜨거운 믿음에 대한 냉철한 성찰의 힘이 없고 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현재 맞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창조적 파괴'를 단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의 선교신학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의 청산 △선교를 기독교 교세확장으로 생각하는 평면적 선교 개념 극복 △'십자군적 태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이의 자기 낮춤, 비움, 사랑의 희생정신'에 기반을 둔 선교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통한 상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자세 △교리나 신학의 전파가 아닌 '바른 실천' 등을 제시했다. 316쪽. 1만4천원. http//:blog.yna.co.kr/chuuki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는 자기중심적 세계의 확장에 지나지 않는 선교는 근본적으로 재고돼야 함을 교훈으로 남겼다"면서 "협력과 공존을 위한 선교를 위해 무분별한 자기과시적 선교경쟁을 조절할 선교협의체를 구성하고, 일방적 파송보다 현지와의 협력관계를 통한 선교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해외 선교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미국 장로교회의 20세기 초 근본주의 신학에 영향을 받은 한국의 보수교단들이 대형교회의 신앙적 주도권과 경제력에 밀려 선교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경이로운 사건"이라며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선교신앙과 보수주의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의 선교신앙이 대형교회주의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고, 미국식 복음의 세일즈맨 역할에 만족한다면 세계교회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교회만의 선교신학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신앙이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헌신이고 열정이라면, 신학은 이 믿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면서 "지금 한국교회는 자기의 뜨거운 믿음에 대한 냉철한 성찰의 힘이 없고 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현재 맞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창조적 파괴'를 단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의 선교신학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의 청산 △선교를 기독교 교세확장으로 생각하는 평면적 선교 개념 극복 △'십자군적 태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이의 자기 낮춤, 비움, 사랑의 희생정신'에 기반을 둔 선교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통한 상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자세 △교리나 신학의 전파가 아닌 '바른 실천' 등을 제시했다. 316쪽. 1만4천원. http//:blog.yna.co.kr/chuuki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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