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잡지 ‘샘’ 특집 실어
“자본주의적 선교 개선을”
“자본주의적 선교 개선을”
‘세상은 달라졌다.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그런데 옛방식의 선교를 고수할 것인가.’
아프간사태 이후 국외 선교에 대한 성찰적 연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하나님 사람 자연이 숨쉬는 샘〉 27호가 ‘선교, 공생의 길’을 특집으로 다뤘다. 이번 특집엔 대표적인 학자와 목사 등이 달라진 세기에 맞는 관점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신대 채수일 교수(선교신학)는 “세계와 역사가 질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경제는 세계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적 패권주의가 확립돼 역사를 더는 구원사의 틀로만 담을 수 없게 됐다면서 구원사의 틀로 역사를 해석하기엔 오늘의 한국 교회가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무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채 교수는 또 한국 교회의 자본주의적 선교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세계 2위에 해당하는 한국 교회의 세계선교는 경제성장에서 기인하는데, 타종교에 대한 전투적 배타성을 가진 국외선교는 타문화와 인권,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윤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는 “마치 사람들이 ‘공격적 선교’라는 게 기독교선교 전략 중의 한 분야인 양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원치 않는 선교, 그들이 기뻐하지 않는 선교는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릇 선교라는 것은 선교하려는 나라의 정치·역사·문화적 특성을 잘 살펴서 그들이 힘들어하고 그들이 아파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만약 강제로, 무력으로 한다면 그것은 선교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동남아시아를 예로 들며 “서구가 식민지를 확장할 때 먼저 선교사가 들어가고, 잇따라 상인들이, 최종적으로 군인이 들어가 식민지를 만든 후 마음껏 착취하는 차례를 밟는 바람에 기독교는 그들과 영원히 등져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며 “역사의식을 가지지 못한 선교는 오히려 기독교 선교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배교를 부추기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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