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사본의 진실〉
전시회 맞춰 사해사본 둘러싼 의혹 담은 책 출간
사해사본 전시회를 기다렸다는 듯이 〈사해사본의 진실〉(위즈덤하우스 출판)이라는 책이 출판됐다. 그러나 ‘초기 교회의 비밀을 담은 쿰란의 문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전시회가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앙을 고취하는 데 목적을 둔 것과 달리 사해문서를 둘러싼 의혹과 진실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은 사해문서가 발굴된 지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사해문서의 중요한 내용들이 공개되지도 않은 채 사해문서를 관리하는 ‘국제학자단’이란 조직에 의해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전달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에서 시작한다.
저서는 사해문서가 발견된 사해의 쿰란공동체가 1세기의 공공사건들이나 주류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숨어 있던 은둔자들이 아니라 당시 시대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인’으로 꼽히는 예수의 동생 야고보는 물론 예수까지도 그 연관 가능성이 감지되지만, 정통 그리스도교의 수호에만 집착하는 국제학자단이 그리스도교 기원의 독창성에 대한 침식을 우려해 이를 철저히 은폐하는 데만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또 예수 이전에 기록된 사해문서의 존재는 이미 예수의 가르침과 유사한 가르침들이 그전에도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밝히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는 성서의 말씀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저자는 쿰란공동체가 예수의 동생 야고보를 추종하던 ‘나조레안들’일 것으로 추정한다. 야고보는 예루살렘에서 장로들로 구성된 평의회를 이끄는 초기 교회의 지도자였으나 바울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물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 번도 예수를 직접 보지 못한 바울은 단지 광야에서 의사 신비주의적인 체험만을 근거로 그만의 신학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예수에서 기인한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정당화해 예수를 직접 만나고 가르침을 받았던 야고보 등 초기 공동체 구성원들이 생각했던 ‘예수’와는 전혀 다른 예수를 전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이로 인해 초기 교인들로부터 죽음을 당하기 직전 로마병 수백명의 도움으로 위기를 피해 자취 없이 사라진 바울의 행적은 로마에 도움을 주는 밀고자나 비밀 정보원을 돕는 ‘증인 보호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의인 야고보’와 바울을 대척점에 놓고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하고 있다. 마이클 베이전트·리처드 레이 지음, 김문호 옮김.
조현 기자
그리스도교 기원 밝힐 성서 필사본 전시 BC 250~AD 68년에 쓰인 사해사본 전쟁기념관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2㎞ 떨어져,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사해 인근 누런 절벽 위였다. 1947년 배두인족 목동인 무함마드 아드디브는 잃어버린 염소 한 마리를 찾고 있었다. 여기저기를 찾다가 절벽 사이를 기어오르던 그는 절벽 표면에서 구멍 통로를 하나 발견했다. 그 안에는 뚜껑으로 봉인된 40개의 항아리가 있었다. 일부 항아리엔 일곱 장의 가죽 두루마리들이 들어 있었다. 사해 두루마리들이 2천년 만에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제2, 제3동굴과 무려 800개의 두루마리가 발견된 제4동굴까지 발굴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발견된 성서 필사본은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후 68년 사이에 쓰여진 것이다. 그 전 최고였던 것보다 무려 1천년이나 앞선 것으로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들이었다. 이런 자료들이 지금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다. 오는 6월4일까지 장기간 열리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 전시회다. 한국 가톨릭과 개신교 등의 주요 단체들이 동시에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엔 각 성당과 교회별 단체 관람객들로 줄을 이었다. 전시관은 △사해사본관 △쿰란 생활관 △그리스도교의 기원 △예수의 발자취 △예수의 탄생, 그리고 부활 등 다섯 개 주제로 분류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박물관을 옮겨온 듯 유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해사본의 내용이나 정작 그것이 그리스도교에 어떤 연관과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미비해 아쉬움을 남긴다. (02)785-8710. scrolls.co.kr 조현 기자
20세기 성서고고학의 최대 발견으로 꼽히는 사해사본 가운데 길이가 7.34m 인 이사야서 복원본을 지난해 12월 4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관에서 전시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후 68년 사이에 쓰여져 이스라엘 사해 서쪽 쿰란 지역의 동굴에서 지난 1947년~1956년 발견된 사해사본 진본 5점과 소장국인 이스라엘에서도 진본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복원본 3점 등 그리스도교 관련 유물을 볼 수 있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전은 5일 개막해 2008년 6월4일까지 열린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00년 전 성서 사본들이 발견된 사해의 쿰란 동굴. 위즈덤하우스 제공
그리스도교 기원 밝힐 성서 필사본 전시 BC 250~AD 68년에 쓰인 사해사본 전쟁기념관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2㎞ 떨어져,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사해 인근 누런 절벽 위였다. 1947년 배두인족 목동인 무함마드 아드디브는 잃어버린 염소 한 마리를 찾고 있었다. 여기저기를 찾다가 절벽 사이를 기어오르던 그는 절벽 표면에서 구멍 통로를 하나 발견했다. 그 안에는 뚜껑으로 봉인된 40개의 항아리가 있었다. 일부 항아리엔 일곱 장의 가죽 두루마리들이 들어 있었다. 사해 두루마리들이 2천년 만에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제2, 제3동굴과 무려 800개의 두루마리가 발견된 제4동굴까지 발굴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발견된 성서 필사본은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후 68년 사이에 쓰여진 것이다. 그 전 최고였던 것보다 무려 1천년이나 앞선 것으로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들이었다. 이런 자료들이 지금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다. 오는 6월4일까지 장기간 열리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 전시회다. 한국 가톨릭과 개신교 등의 주요 단체들이 동시에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엔 각 성당과 교회별 단체 관람객들로 줄을 이었다. 전시관은 △사해사본관 △쿰란 생활관 △그리스도교의 기원 △예수의 발자취 △예수의 탄생, 그리고 부활 등 다섯 개 주제로 분류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박물관을 옮겨온 듯 유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해사본의 내용이나 정작 그것이 그리스도교에 어떤 연관과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미비해 아쉬움을 남긴다. (02)785-8710. scrolls.co.kr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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