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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캄보디아 간 ‘자비의 손길’…닷새간 50명 ‘새 빛’ 얻어

등록 2008-03-24 19:01수정 2008-03-24 19:34

‘아름다운 세상, 캄보디아 병원’의 원장인 성보 스님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법안 스님, 로터스월드 이사장인 성관 스님이 시엠립에서 병원 개원식에 함께 하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 캄보디아 병원’의 원장인 성보 스님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법안 스님, 로터스월드 이사장인 성관 스님이 시엠립에서 병원 개원식에 함께 하고 있다.
로터스월드 무료병원 열어
“어꾼(고맙습니다), 어꾼. 손자 얼굴 볼 수 있으니 이제 바랄 게 없어요.”

캄보디아 시엠리아프 크난 마을에 사는 멘 치오(62) 할아버지는 한국 사람이란 말에 손부터 덥석 잡았다. 아이 같은 환한 웃음이, 배고팠던 삶만큼이나 깊이 팬 주름 위로 번졌다. 그가 세상을 다시 보게 된 것은 7년 만이다. 어느 날 세상이 뿌옇게 변하더니 점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 갈 날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 남성 평균 수명은 51살이다. 그에게 찾아온 병은 백내장이다. 초기에 간단한 치료만 받아도 낫는 병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불치의 병이다. 열대의 강한 햇볕에 섞인 자외선 탓에 이 나라 사람들에겐 백내장 같은 안과 질환이 감기만큼 흔하다.

1달러로 7명의 식구가 하루를 살아가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보통 초진비로 5달러를 내야 하는 병원은 평생 한 번 가보기도 어려운 곳이다.

지난 16일 시엠리아프에 문을 연 ‘아름다운 세상, 캄보디아병원’ 회복실에는 이날 안과 수술을 받은 치오 할아버지와 10여명의 환자들이 회복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단법인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 스님)는 2006년 9월 시엠리아프에 아동센터부터 지었다. 보육센터도 짓고 기숙사와 도서관 문도 열었지만, 역시 당장 시급한 것은 의료시설이었다.

성관 스님은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단한 수술만으로도 나을 수 있는 병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약만 주고 나와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로터스월드는 아동센터 안에 먼저 급한 안과와 내과로 무료병원을 차렸다. 병원은 건평 100㎡의 규모로 진료실, 수술실과 12명이 들어갈 수 있는 회복실까지 갖췄다. 서울 김안과병원은 2억원을 들여 수술 장비와 약품을 기증했다. 김안과병원 김성주 원장은 “캄보디아 의사와 간호사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1~2년동안 교육을 시켜 이 병원에서 진료를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터스월드는 한국에서 정년퇴직을 한 의사들로 교수진을 구성해 캄보디아에 의과대학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시엠리아프 병원 문을 열자 오토바이에 아픈 어머니를 태우고 4시간을 달려온 청년에서 6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온 할아버지까지, 400여명의 주민들이 찾아와 진료를 받았다. 그 가운데 무려 50명이 백내장 등 안과 수술을 받고 빛을 얻었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고작 닷새 동안이었다. lotusworld.or.kr


시엠리아프(캄보디아)/글·사진 은지희 영상미디어팀 피디 eunpd@hani.co.kr

동영상과 전문은 조현 기자의 휴심정(we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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