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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불교 탁발 금지는 타종교에 대한 배려”

등록 2008-09-14 14:59

범불교대책위원회 원철 스님 주장
불교의 수행자인 스님들은 부처님의 무소유 정신을 지키고 실천하고자 탁발(托鉢), 즉 구걸을 하며 의식(衣食)을 해결한다.

그 때문에 태국과 미얀마, 스리랑카 등 남방 불교의 스님들은 지금도 탁발을 한다. 또 유마경(維摩經) 등 불교 경전은 가난한 집과 부잣집을 가리지 않고 차례로 탁발하라거나 하루에 한끼만 먹으라는 등 구체적인 규정도 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조계종은 1964년 종무회의 결정을 통해 탁발 금지령을 내리고 이를 종법으로 정했다.

이는 승려의 위상을 높이려는 뜻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범불교대책위원회 홍보팀장이자 조계종 총무원 재무국장인 원철 스님은 최근 종교인네트워크가 연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원철 스님은 1964년 당시 회의록과 노스님들의 말을 근거로 내세우며 "탁발은 부처님의 가르침이자 불교 고유의 전통이었으나 승려의 위상을 높이면서 타 종교를 믿는 신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종무회의 결정으로 금지됐고 이후 종법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가끔씩 보이는 탁발승은 개인적으로 '하심'(下心: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하기 위한 수행의 한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며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묵인된다고 원철 스님은 설명했다.

원철 스님은 "불교 단체가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물품이나 돈을 받는 등 일부 예외를 빼고 탁발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면서 "지금 다시 원칙에 따라 탁발을 허용한다면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원철 스님은 이어 "길거리에서 전도하는 (개신교의) 경우는 타종교에 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지적한 후 "탁발 수행을 금한 것은 남을 자신처럼 여긴다는 뜻의 '자타불이'(自他不二)의 현대적 실천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직자의 종교 중립을 정한 입법과 관련해 "범죄가 따르니 규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힘줘 말한뒤 "여러 종교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중립자인 공직자들을 위한 처신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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