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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시민·신자들 명동성당 애도물결

등록 2009-02-16 23:55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명동성당을 찾은 신도와 시민들이 16일 밤 대성전에서 김 추기경의 추모 미사를 기다리며 슬픔을 달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명동성당을 찾은 신도와 시민들이 16일 밤 대성전에서 김 추기경의 추모 미사를 기다리며 슬픔을 달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 추기경 빈소 풍경
유리관·영정 설치…운구되자 통곡
정진석 추기경 분향…밤 10시 추모미사
16일 저녁 7시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들은 천주교 신자와 시민들은 서울 명동성당으로 모여들었다. 신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당 안에 앉아 조용히 추모 기도를 올리며 김 추기경의 운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일부 신자들은 눈물을 훔쳤고, 묵주를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기도문을 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 추기경이 입관될 유리관과 영정 사진이 성당 대성전에 설치됐다. 명동성당 입구에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선종, 주님 스테파노 추기경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9시40분께 김 추기경의 운구가 앰뷸런스를 타고 명동성당에 도착하자 정진석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신부·수녀들이 성당 안으로 운구를 인도했다. 흰 천으로 싸인 운구가 성당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일부 신자들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성당 밖으로 나가 통곡하기도 했다. 김 추기경의 운구는 미리 마련된 유리관 안에 안치됐다. 정진석 추기경은 유리관을 한 바퀴 돌며 분향한 뒤 김 추기경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10여분 동안 기도를 올렸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가족들이 이를 지켜봤다. 10시께부터 신자들은 지하 성전에서 추모 미사를 시작했다.

신자들은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소식을 듣고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김아무개(61)씨는 “김수환 추기경님은 자상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쳤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며 “실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만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성당 한 켠에서 눈물을 훔치던 한 수녀는 “한 달 반 전에 병원에 찾아뵀을 때 ‘항상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며 “한국의 큰 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강남성모병원에서 임종을 지켜봤던 6촌 외조카 정아무개(45)씨는 “임종 당시 환자복을 입으신 채 흐트러짐 없이 똑바로 누워계셨다”며 “어느 때보다도 평온한 표정이셨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 추기경을 간호한 홍아무개 마리아눈시아 수녀는 “입원하신 뒤 세 차례 정도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기셨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올 설에는 병원 간호사들 세뱃돈도 챙기실 정도로 상태가 좋으셨다”며 아쉬워했다.

온라인 공간에도 애도가 끊이지 않았다. <평화방송> 누리집 안에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고 김수환 추기경 편히 잠드소서”라는 말로 시작되는 추모 사이트에는 김 추기경에 대한 각종 사진자료가 게재돼 있다. 여기에서 김은경씨는 “암흑의 시대에 굳건한 소신으로 민주화를 지켜주신 것처럼 천국에서도 우리나라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했고, 박영광씨는 “이 시대의 양심을 잃어버린 느낌입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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