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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사랑하며 살라” 이별 인사…큰 별 졌지만 빛은 영원히

등록 2009-02-17 00:45수정 2009-02-17 00:49

김수환 추기경의 주검이 16일 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명동성당으로 옮겨져 많은 추모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성전으로 안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수환 추기경의 주검이 16일 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명동성당으로 옮겨져 많은 추모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성전으로 안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 순간
“나는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다.” “사랑하며 살라.”

김수환 추기경은 선종하기 2~3일 전부터 뭔가를 예감한 듯, 그를 찾아오는 신부와 수녀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그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허영엽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은 전했다.

김 추기경은 16일 오후 6시12분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입을 떼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고요했다. 허영엽 문화홍보국장은 “김 추기경께서는 오늘 하루 거의 말씀을 하지 못하셨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말씀이 없으셨다. 주변 신부님들이 ‘고통스럽지 않느냐’라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괜찮다는 뜻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허 국장은 “노환으로 입원했기에 아주 급격하게 나빠지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안 좋아지신 것 같다. 작년 10월쯤 호흡 곤란이 발생했는데 그 이후에 곧 회복됐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는 미사에도 참가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갑자기 폐렴 증세가 나타났고, 오늘 오후부터 악화됐다가 6시12분께 선종하셨다”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신부들과 의료진이 그의 곁에서 임종을 지켰다. 사인은 폐렴으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이다. 고인의 주치의였던 강남성모병원 정인식 교수는 “추기경께서는 노환에 따른 폐렴 합병증으로 폐기능이 떨어져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스스로 호흡했다”며 “선종 때까지 큰 고통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후 7시20분, 그의 두 안구에 대한 적출 수술이 시작됐다. 1989년 성체대회 때 한 장기기증 약속에 따른 절차였다. 그의 두 눈은 그가 마지막으로 이 땅에 주고 간 선물이 됐고, 두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환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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