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지도자 “이스라엘의 침략 멈춰지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중심지인 예루살렘 `구도시(Old City)'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성지를 차례로 방문, 깊은 골이 파인 두 종교 간의 화해를 도모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스라엘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슬람과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는 성전산(이슬람식 명칭은 알-하람 알-샤리프)에 있는 이슬람 성소 알-아크사 모스크의 `바위 돔 사원(황금사원)'을 찾아가 그랜드 무프티(이슬람 율법해석 최고 권위자)인 모하메드 후세인과 대화를 나눴다.
베네딕토 16세는 "모든 사람이 과거에 쌓인 오해와 갈등을 넘어서서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서도록 이 성소가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 후세인은 "우리는 교황의 성스러운 영향력으로 예루살렘과 가자지구, 서안지역에 있는 우리 민족과 우리 땅, 우리 성소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행위가 멈춰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동예루살렘의 바위 돔 사원을 방문한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처음이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예언자 무하마드(마호메트)가 이곳의 큰 바위에서 승천해 천상여행을 했다고 믿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유대교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기는 성전산의 서벽(통곡의 벽)을 찾아가 `하느님의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이 이곳 성지와 중동, 전 인류 가족에 평화를 선사하기를 간구한다'는 내용의 자필 기도문을 성벽 틈새에 꽂아놓았다.
교황은 이날 오후에는 감람산(올리브산)과 구도시의 성벽 사이에 있는 키드론 계곡(심판의 골짜기)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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