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금강스님
내일 괘불재 10돌 맞는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 미황사에서 해마다 열리는 괘불재가 24일 10돌을 맞는다. 괘불재는 미황사가 소장한 보물 제1342호 괘불탱화를 공개하고 대중들은 한 해 동안 땀흘려 얻은 결실을 부처님께 바치는 의식이다. 주지 금강(사진) 스님은 “10년의 세월 동안 괘불재는 불교의 종합예술제이자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대동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의미를 뒀다.
괘불재는 미황사 큰 마당으로 괘불을 옮기는 것으로 시작해 만물공양, 법문, 기도 정근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만물공양은 괘불재만의 독특한 행사다. 이름처럼 이날 올리는 공양물에는 제한이 없다. 햅쌀이나 과실 등 먹을거리는 물론 자신이 쓴 책이나 논문, 작곡한 노래 등 무엇이든지 공양물이 될 수 있다.
금강 스님은 통학버스를 마련해 준 자신에게 보내온 시골 분교 학생들의 감사장을, 지난 3월 출범한 모임,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에 참여한 스님 30여 명은 장기기증 및 사후 재산 기증 서약서를 부처님 앞에 바칠 예정이다.
금강 스님은 “만물공양은 한 해 동안 천지의 은혜와 만인의 노고로 이뤄진 성과를 부처님께 공양하고 서로 나누는 뜻깊은 행사”라며 “참가자들이 만물공양을 통해 나눔이 자신뿐 아니라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보살행임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법문은 오스트레일리아 의사 출신으로 티베트불교에 출가해 미국, 일본, 몽골 등에서 법사로 활동한 툽텐 가초 스님이 맡아 관심을 끈다.
괘불재 기간에는 ‘미황사 음악회’도 함께 열린다. 포크 가수 박강수, 대금 연주자 전병규, 이병채·박양애 등 해남 출신 소리꾼들이 무대에 서며, 피아니스트 김현정씨는 직접 만든 곡을 연주한다. (061)533-3521.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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