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2009-2010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OGC 니스와 홈 경기에서 박주영이 첫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도 세리머니를 하고 잇다. (AP/연합)
종교편향 스포츠 해설 논란이 종교계의 ‘스포츠 세리머니’ 시비로 비화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를 대변하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는 9일 ‘스포츠 선수까지 관리하려는 불교계’라는 논평을 내 스포츠 선수 세리머니에 대한 불교계의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4일 아침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미터 경기를 해설하던 에스비에스의 제갈성렬 위원이 이승훈의 금메달이 결정되자 “주님의 뜻입니다” “주님께서 허락해주셔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라는 ‘종교 발언’이다.
제갈성렬 방송 중 “주님이 허락해 금메달” 흥분이 발단 이에 대해 조계종과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는 “이 발언은 공정성을 추구해야할 방송과 방송인으로서 본분에 어긋난 발언으로서 반드시 당사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 및 해당 방송사의 시청자 사과 조치가 이루어져야할 사안’이라며 에스비에스와 방송통신심의원회에 공문을 보냈다. 나아가 종평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에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종교행위 개선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선수 개인의 종교 생활도 존중돼야 하지만 시청하는 사람의 종교도 존중돼야 한다”며 “사전교육을 통해 기도 세리머니 등 종교적 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종평위는 이 요청에 대한 답신을 19일까지 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한국교회언론회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기도 세리머니’를 없도록 하라고 대한축구협회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히 개인의 신앙과 표현을 제한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임에 틀림 없다”면서 “개인의 신앙표현과 용기까지 통제하려는 것이 어찌 가당한 일인가? 또 이는 불교에 무슨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는 종교가 가져야 할 도리와 역할에서 한참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결정짓자 “주님계서 허락해 주셔서 금메달을 땄습니다”는 종교색이 짙은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제갈성렬 에스비에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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