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어디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오른쪽부터)과 서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남원 실상사 주지 도법 스님이 24일 낮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미륵전 앞마당을 걸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스님들은 이에 앞서 경내 다래헌에서 점심 공양을 함께 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25일 성명 내기로…도법·수경·지홍스님, 직영 재검토 촉구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 발언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신도회가 직접 행동에 나선다. 24일 봉은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도회는 주지인 명진 스님의 만류를 무릅쓰고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철회와 안 대표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로 했다. ▶관련기사 5면 성명에는 봉은사는 사부대중공동체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봉은사 사부대중의 의사가 배제된 총무원의 직영 지정을 철회하고,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주 거부 운동에 나선다는 것과 종교 영역의 인사까지 침해하려 든 안 대표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봉은사는 등록신자 수가 25만에 이르는 서울 강남지역 최대 사찰이다. 또 명진 스님은 오는 28일 일요법회에서 3월 초 총무원의 주요 간부가 청와대에 들어가 논의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공개질의하는 등 대외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계종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도법 스님과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 등 중진 스님 3명은 24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봉은사 직영 지정’ 현안을 전향적으로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수경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을 찾아가서, 그동안 명진 스님이 3년여간 봉은사에서 자주성을 확보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하고, 신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등 불교계가 가야 할 방향을 앞서 보여준 가치를 인정해 직영 지정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문제를 풀어달라고 했고, 총무원장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밝혔다. 이어 도법·수경 스님은 총무원장 면담 결과를 전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봉은사로 가 명진 스님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명진 스님은 “지금 우리(총무원과 봉은사)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고, 종단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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