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스님
’4대강 반대’ 문수스님 추모제에서 정면 비판
“이대통령, 사람 죽어가는데 눈도 감짝 안해”
“이대통령, 사람 죽어가는데 눈도 감짝 안해”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추모제’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겨냥해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 하라”고 비판했다. 자승 총무원장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던 불교단체 수장격인 수경 스님이 총무원장을 정면 비판함에 따라 불교계 안팎에 파장이 예상된다.
수경 스님은 추모제에서 “조계종단 수뇌부에게 호소한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 하라”며 “온갖 교활한 방법으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 지난 며칠간의 행위는 마구니들이나 할 짓이다. 수행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경 스님은 이어 “총무원장 스님, 타락한 정치인 흉내 내는 것이 사판 노릇이 아니라는 것 잘 알지 않느냐”며 “더이상 저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준다면 저는 당장 바랑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노로 살 것”이라고 밝혔다.
수경 스님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생명의 존엄을 모르는 권력자들의 무지와 탐욕, 몰인정과 무자비함을 일깨우기 위해 무고하게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해 자신의 목숨을 공양한 문수 스님의 뜻만큼은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강의 숨통을 자르고 4대강 전체를 인공 댐으로 만드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불교와 가톨릭,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를 비롯해 1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오는 15일까지 조계사 분향소에선 ‘참회와 성찰을 위한 108배 기도 정진’이 계속된다.
한편, 문수 스님 장의위원회는 지난 4일 경북 군위군 지보사에서 문수 스님 다비식을 봉행한 뒤 유골 수습 과정에서 이빨사리를 포함해 모두 30과의 사리를 얻었다. 불교평화연대는 사리를 제외한 문수 스님의 골분(뼛가루)을 네 개로 나눠 그가 몸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4대강에 뿌리기로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군위/최상원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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