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교구 비상회의 소집…추기경 반격 나서나

16일 오후 긴급회의 소집…정진석 추기경도 참석

　정진석 추기경이 교구장으로 있는 가톨릭 서울대교구가 정 추기경의 4대강 개발 찬성조 발언으로 빚어진 최근 사태를 진압하기 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나섰다.

　서울대교구 소속 정 추기경과 염수정, 조규만 신부 등 3명은 15일 서울교구주교평의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 명동성당 코스트홀에서 주교들과 원로사제들, 사제 평의회 회원사제들, 서품별기수대표자 등이 함께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비상회의엔 정진석 추기경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회의엔 주교를 포함한 신부들 50~6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 소속 전체 사제는 722명이다. 한 가톨릭 신부는 “정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지도부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과 원로사제들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내고,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사제단을 이끌어온 함세웅 신부에 대한 징계에 나설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만약 사제단의 정신적 지도자인 함 신부의 징계가 현실화하고, 서울대교구 지도부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평신도단체 간부들까지 동원해 사제단 압박에 나설 경우 ‘정 추기경 발언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교구 홍보실 이희연 홍보팀장은 “16일 정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가 열려 당면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 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려다 내부 의견이 모아지지않아 성명 발표작업을 중단했던 전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평협)도 서울대교구 소속 본당 대표자들을 같은 시간 명동성당에 소집하려다가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는 정 추기경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교회의가 4대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며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도록 노력하라는 적극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4대강이 올바로 개발되느냐 안되느냐는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기존 주교회의의 4대강 결론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리면서 발단이 됐다.

　이 발언에 대해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주교단의 합의정신을 깨뜨리는 ‘궤변’이라며 반발했고, 원로사제 25명은 정추기경의 서울대교구장직 용퇴를 촉구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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