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별세한 하용조 목사
두란노서원장 등 주요 직책도 ‘무주공산’
“유고시 대책없어 예상된 혼란” 비판도
“유고시 대책없어 예상된 혼란” 비판도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가 지난 2일 별세한 하용조(사진) 목사의 후임 담임목사를 9월 말까지 ‘청빙’하기로 했다.
온누리교회는 지난 9일 온누리교회 서빙고 두란노홀에서 당회를 열어 ‘담임목사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당회에선 온누리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 교단법에 따라 총회 평양노회에서 파송된 김진홍 두레교회 원로목사를 임시 당회장으로 추인했다.
담임목사 청빙위원회는 당회 서기인 최도성 장로가 위원장을 맡고, 운영위원회 장로 중 연령순으로 선출된 5인과 당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된 10인의 장로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교회 내부와 밖에서 후보자 추천을 받아 기도와 토론을 거친 뒤 후보자 2인을 추려 당회에 추천한다. 그러면 당회에서 최종 후보 1인을 선발하고, 공동의회와 제직회에서 최종적으로 후임 담임목사를 결정하게 된다.
애초 온누리교회는 하 목사가 개척한 이래 카리스마적 목회를 해와 ‘하 목사 유고시’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되기도 했다. ‘복음주의권 4인방’으로 꼽히는 목사들 가운데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는 정년 70살보다 5년 이른 조기은퇴를 결정해 오정현 목사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분당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도 지난해 말 조기은퇴를 결행해 후임 담임을 돕는 멘토링 목회 중이다. 홍정길 목사는 남서울교회를 일궜으나 지난 96년 홀연히 교회를 떠난 바 있다. 교회의 한 목사는 “하 목사는 온누리교회 담임뿐 아니라 두란노서원 원장, 신동아학원 이사장,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총장 등 여러 중책을 맡고 있었다”며 “여러차례의 암수술을 받으면서도 후계 체제를 마련해놓지 않은 상태여서 온누리교회뿐 아니라 다른 조직들도 무주공산으로 인한 혼란이 우려됐었다”고 전했다. 청빙위원회가 이처럼 후임을 조기에 결정하기로 한 것도 이런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온누리교회는 초기 교회에서 전도에 힘쓴 사도 바울의 시대를 재현한다는 ‘사도행전적’ 교회를 현대에 이어간다는 하 목사의 목회 철학과 비전을 이어갈 후임을 찾기로 했다. 우선 꼽히는 후임자는 부목사들이다. 하지만 현재 예장통합 교단법을 보면, 부목사가 담임을 맡으려면 2년간 교회를 떠나 있어야만 가능하다. 곧바로 담임으로 승진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도성 청빙위원장은 “하 목사가 후계자를 누구누구라고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일할 만한 사람들을 많이 훈련시켰기에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다는 말은 맞지 않다”며 “현재로선 내부 인사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교단법에 어긋나지 않게 (내부인사를) 청빙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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