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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실용적인 미국인들 삶 개선법 배우려 해”

등록 2011-10-05 20:46

선불교학자 글렌 월리스 교수
선불교학자 글렌 월리스 교수
선불교학자 글렌 월리스 교수
미국인들이 동양에서 온 선(禪)과 명상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의 불자는 2억9천여만명의 인구 가운데 200여만명에 불과하며, 불교로 개종하는 경우도 드물다.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등의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고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불교를 신앙하는 단계로 가는 이는 많지않다. 왜일까.

선 수행자이자 학자인 글렌 월리스(사진) 교수를 4일 만났다. 월리스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불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명문 조지아대에서 전임교수로 재직중 원불교가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운 미주선학대학원에 선응용학과가 개설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005년 선수행과 교수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학교로 옮겨왔다.

-동양에서 미국에 온 사찰이나 선·명상센터들은 명성과 달리 실제는 현지인들에게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인들은 쇼핑하듯이 필요한 명상과 프로그램만 취하길 원하는 것이 아닌가?

“잘 관찰했다. 그것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인들은 불교나 동양철학엔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선이나 요가 등에만 관심이 있다. 미국인들은 실용적이어서 종교나 철학보다는 실제로 삶을 개선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한다.”

-동양의 영적 지도자들이 소문과 달리 자국 동포들이 아닌 미국인들에겐 결합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동양의 불교는 중국에선 도교와 결합해 중국 불교문화를 낳았고, 한국불교, 일본불교, 스리랑카불교와 미얀마불교도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지닌 독특성을 가지고 있다. 동양의 영적 지도자들은 선이나 명상만이 아니라 그들의 종교문화와 전통을 함께 가져온다. 오히려 진리보다는 문화와 전통이 사찰을 지배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종교나 전통이나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 영적 지도자들은 둘을 함께 먹이려 하지만 미국인들은 둘을 분리해서 자신이 필요한 명상만을 하기를 원한다.”

-기존 종교를 유지하면서 불교수행을 하는 이들이 늘어가는데, 이런 흐름이 서양 종교의 근본주의적 경향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는가?

“한 수녀원장이 위파사나(동남아시아권 상좌부불교의 관찰수행)를 하고 난 뒤 박사학위를 제출한 것을 보니, 그 수행에서 얻은 체험을 모두 기독교적으로 바꾸는 것을 보았다.”


-동양의 수행자들은 나름대로 영적 체험을 했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법에 미숙한 반면, 서양의 수행자들은 깊은 영적 체험이 없이도 전달 기법이나 프로그램을 잘 개발해 사업적 성공을 거두는데, 당신은 둘 중 어느 쪽에 끌리는가?

“깨달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무엇을 가졌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동양의 수행에 끌리는 이들이 동양의 선지도자들과 명상센터에 아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양은 18세기 계몽시대의 영향으로 의문엔 끊임없이 질문한다. ‘무엇을 하자는 것이냐’고 묻는다. 미국인들은 신화적 요소를 제거하고, 거대한 나무와 같은 불교에서 내 삶을 개선시켜줄 줄기만을 찾는다. 문화와 종교가 아니라 내 마음을 실질적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하고 내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심리학이나 심리치료와 결합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글렌사이드/글·사진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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