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 스님
‘망설일 것 없네 당장…’ 펴내
화엄경정신 현실적 실천법 설명
“법당 아닌 사람들속에서 실현을”
화엄경정신 현실적 실천법 설명
“법당 아닌 사람들속에서 실현을”
“하나같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 하지만, ‘내 이익만 추구하면 편안할 수 없으며, 상대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기 삶은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게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의 세계관이다. 그런데 한국 불교는 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 불교에 대한 도법 스님(사진)의 예리한 질타다. 지난해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강의한 내용을 묶어 펴낸 <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불광출판사)의 25일 출간기념회 자리에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7월 그를 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사실상 (총무)원외 원장’이라고까지 칭했다. 그런데도 그는 현 불교를 옹호하기보다는 문제점에 대한 질타를 멈추지 않는다. ‘45년간 절집에 살았는데, 30년간은 참선하면서 아등바등하며 살아봤지만 속시원하게 풀리는 게 없었다’는 그는 15년 전부터 온 생명을 살리는 <화엄경>의 정신에 따라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를 꾸려 생명운동을 펼쳐왔다. 그가 씨앗을 뿌린 지리산 실상사 일대엔 ‘많이 가져 많이 쓰며 잘 살아보세’에서 ‘좀더 적게 소유하며 너와 나와 자연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보세’로 삶의 가치관을 바꾸려는 이들이 모여들면서, 생명운동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가 이번 책에서 다룬 <보현행원품>을 요즘 말로 바꾸면 ‘부처로 사는 10가지 방법’이다. 화엄경의 정신을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담고 있는 경전이다. 도법 스님은 이 책을 “선방이나 법당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실천해야 할 내용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도그마를 무조건 답습하며 주장하기보다는 ‘열린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삶으로 체현해내려는 그는 선방에서 참선하는 선승들도 세상에서 좀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도록 끌어내려고 애쓴다. 참선 수행을 해 ‘깨달은 바’가 있다면, 그것이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지다.
그는 “붓다는 조상이나 환경, 사주팔자 등의 조건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어 바꿀 수 없다고 믿던 시대에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만들 수 있으며, 돈이 많고 적고, 학벌이 높고 낮고에 상관없이 인간 존재 자체가 이미 거룩하고 신성하고 완성된 존재라고 했다”며 “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붓다의 가르침은 위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이 갖자, 더 많이 쓰자’ 등 소유의 논리로 해답을 찾으려는데 그렇게 해서는 삶이 평화로울 수도 , 행복할 수도 없다”면서 소유가 아닌 ‘존재 가치의 삶’을 강조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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