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가 가시 달린 장미에 몸을 던지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성직자 지원 감소·성추문 늘어 대책 부심
가톨릭에서 청빈, 순명과 함께 복음의 세가지 권고 중 하나로 중요시하는 것이 정결이다. 가톨릭에선 사제와 수사, 수녀 등 어느 수도자에게도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 독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가톨릭 독신주의는 11세기 후반에 도입됐다.
프란치스코가 세운 ‘천사들의 성모마리아 대성당’ 정원엔 ‘가시 없는 장미’가 실재하고 있었다. 프란치스코가 타오르는 욕정을 이겨내고자 가시 달린 장미덩굴에 몸을 던져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자 하느님이 천사를 보내 가시를 없애주었다는 전설 속의 그 장미다. 프란치스코보다 700년가량 선배인 베네딕토(480~547) 성인도 목석은 아니었다. 베네딕토는 성욕을 감추기보다는 직시해 영성의 원천으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가톨릭의 독신주의는 일반인들에게 수도자는 세속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결혼을 하는 개신교의 목회자들에 비해 훨씬 정결하고 신비주의적인 인상을 주게 됐다.
하지만 성개방 풍조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금욕과 독신주의 고수는 의외의 문제를 낳고 있다. 우선 유럽에서 가톨릭 성직 지원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또 잇따라 터지는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도 가톨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3년 전 교황으로선 29년 만에 미국 순방길에 올라,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을 사죄해야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잇따라 성추문 사건이 터져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제의 결혼을 허용할지, 전통을 고수할지도 가톨릭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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