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엄 스님
청담 스님 딸·성철 스님 애제자
서울 북한산 도선사의 중창주인 청담 스님의 딸이자 성철 스님의 애제자인 비구니계의 원로 묘엄 스님(사진)이 2일 오전 9시5분 봉녕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7년, 세수는 80.
묘엄 스님은 1931년 진주에서 태어났다. 외아들로서 노모와 처를 두고 출가했던 청담 스님이 가문의 뒤를 이을 씨 하나만 심어달라는 노모의 눈물 어린 간청에 못이겨 하룻밤 ‘파계’한 씨앗이었다. 14살에 어머니에 의해 청담 스님에게 보내져 박대를 받았으나 절친한 도반인 성철 스님이 애틋하게 거두어 “내가 아는 것은 너에게 다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청담 스님이 출가한 뒤 수절하며 시어머니를 모시고 묘엄 스님을 키웠던 그 어머니도 묘엄 스님을 통해 머리를 깎아 도성 스님이 되었다.
묘엄 스님은 61년에는 통도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받았다. 비구니가 구족계를 받은 것은 정화종단 이후 처음이었다. 묘엄 스님은 71년부터 수원 봉녕사에서 강원 개원 이후 40년간 학장을 맡아 지금까지 39회 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시켰다.
장례는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봉녕사에 마련됐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6일 봉녕사에서 봉행된다. (031)256-4127.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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