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화사 조실 진제(77) 스님
“중생 아픔 함께하자”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종정에 대구 팔공산 동화사 조실 진제(77·사진) 스님이 추대됐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14일 서울 견지동 총무원청사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진제 스님을 ‘제13대 종정’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진제 스님은 현 법전 종정의 임기가 만료되는 새해 3월25일부터 5년간 종정직을 수행하게 된다. 조계종단 법통의 상징적 존재인 종정은 종무 행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단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교시’를 내리는 등 ‘정신적 구심점’ 구실을 한다.
1934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진제 스님은 58년 해인사로 출가해 석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각각 수지했다. 성철 스님과 함께 대표적인 선승으로 꼽혔던 향곡 스님의 선법을 물려받은 전통적인 선승이다. 특히 71년 부산에 해운정사를 창건해 조실을 맡아 간화선 지도도량으로 일구었고, 94년부터 동화사 금당선원, 96년 조계종 기본선원의 조실도 겸하고 있다.
진제 스님은 종정 추대 직후 대중을 향한 일성으로 “우리 인간의 주인, 주체는 정신”이라며 “오늘날 세계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치관이 전도되어 지구상의 질서가 허물어지고 점점 혼탁해가고 있으므로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중생이 있는 곳에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하며 이 시대 정신사의 향도자 구실을 다하여야 되겠다”고 밝혔다.
글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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