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일본 불교 결혼 허용
가톨릭·조계종은 ‘금혼’ 고수
가톨릭·조계종은 ‘금혼’ 고수
오늘날 독신 수도자의 성문제는 사회문제화한 지 오래다.
나라 밖 가톨릭에선 성직자의 성추문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독일에선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형인 게오르크 라칭거 신부까지 성추문에 연루되는 등 미국·오스트리아·아일랜드·네덜란드 등에서 성추문 사건이 터져나왔다. 게다가 독신제도로 인한 젊은층의 사제 서원 기피가 심각해지면서 11세기 후반에 도입돼 1545년 공식화된 가톨릭 독신제도도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공회처럼 가톨릭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혼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했던 피에르(1912~2007) 신부도 젊은 날 자신도 파계한 적이 있음을 공개하면서 “사랑하는 여자와 오랜 세월 함께 살고 있는 사제들을 알고 있으며, 그런 사생활과 무관하게 그들은 여전히 훌륭한 사제들”이라고 사제의 결혼 선택을 주장했다.
불교의 경우 일본에선 일찍부터 결혼을 허용했다.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인 일본 승려 고이케 류노스케(34)는 이혼남이지만 ‘결혼하고 싶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승려의 결혼은 프라이버시일 뿐이다. 국내 불교계 30여개 종단 가운데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곳은 조계종과 천태종 등 일부 종단이다. 승복을 입었다고 모두 독신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처자식을 둔 승려 만해 한용운은 <불교 유신론>에서 ‘불교도 결혼을 허용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신 비구승들은 ‘왜색 불교’ 처단의 기치를 내걸고 일제 때 다수를 차지했던 대처승을 절에서 몰아내고 조계종을 세웠다. 이에 따라 조계종이 ‘청정 독신 비구(비구니 포함) 종단’이라는 깨끗한 이미지를 얻은 게 사실이다. 독신주의는 승려는 세속인과 차원이 다르다는 이미지와 신비화로 선교·포교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 가톨릭과 불교가 이를 쉽게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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