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신자가 2만여명에 이르는 수도권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교회를 해체하고 600억원대 교회 건물을 팔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일부 대형교회들의 편법 건물 증축과 탈세 논란이 이는 가운데 이런 발표가 알려지자 교계 안팎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분당우리교회의 이찬수 담임목사는 지난 1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오늘의 한국 교회는 위기이고 희생을 통하지 않곤 해결할 수 없다”며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이 목사는 “특정한 교회 하나가 이렇게 잘되는 게 옳은 일인지 부담을 떨칠 수 없었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교인들을 훈련시켜 절반 이상은 다른 연약한 교회로 파송하는 등 교회를 해체하고, 지난해 사들인 교육관은 잘 쓰고 되팔아 한국 사회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현재 추진중인 교육관 증축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신자 2만여명을 둔 분당우리교회는 지난 2002년 고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의 제자인 이 목사가 중심이 되어 개척했다. 별도의 교회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기독교계 학교인 송림고등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해왔지만 지난해 교육관 용도로 650억원 상당의 건물을 사들여 논란을 빚었다.
6일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교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다른 대형교회들이 본받아야 할 결단”이라며 “교인들의 정서적 저항이 클 텐데, 지금부터 흔들림 없이 결단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교회협의회 김창현 목사도 “교회들이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담임목사로서 책임있고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자신의 트위터(@funronga)에 “진정한 교회 성장은 돈이나 교인 수가 아닌 존경과 사랑을 토대로 합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그걸 간파한 혜안있는 목회자입니다”라고 적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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