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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생활명상] 코고는 사람이 내 아이라면

등록 2005-08-02 15:55수정 2005-08-02 15:56

 귀에 거슬리는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자연의 소리나 평화로운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지만 시끄러운 소리에는 짜증이 납니다. 도심의 매미 울음소리나 시골 논둑의 개구리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자지 못한다는 분도 많습니다.

코고는 소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신경이 예민한 분들은 참으로 괴롭습니다. 출장이나 이런 저런 모임이 있어 함께 자게 됐을 경우 일행 가운데 코를 고는 사람이 있으면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개를 바닥에 대기만 하면 잠이 드는 그런 분들은 모르지만 잠자리가 바뀌거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잠을 못이루는 분들은 밤이 무섭기만 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묘하게 움직입니다. 코고는 소리를 듣다 보면 차츰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족이나 친한 사람이라면 참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화가 납니다. 감정이 격해지면 마음으로 그 사람의 목을 조르고 싶거나 이불을 확 뒤집어 씌우고 후려패기도 합니다. 이 모두 마음의 작용입니다. 뒤척이다 아침이 되어서 그 사람을 보면 괜스레 미워집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를 내지 않고 돈이 좀 들더라도 방을 새로 얻는 것입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생각을 바꾸면 됩니다.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그 사람의 부모 마음이 되어 봅니다. 얼마나 피곤하면 저렇게 코를 골까. 안쓰러운 마음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코고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 사람이 푹 자고 나서 피로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뻐합니다. 드르렁 푸우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 분의 부모가 된 듯이 참으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러다 보면 잠이 잘 옵니다. 잠을 뒤척이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그 사람이 미워보이는 일은 없습니다.권복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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