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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이 사람] 그분의 발자취…깨달음·회향의 길이었네요

등록 2013-07-24 19:16수정 2013-07-24 22:31

원택(69) 스님
원택(69) 스님
스승 성철 스님 수행도량 순례기 펴낸 원택 스님
성철 스님 ‘열반 20년’ 맞아 출간
수행처 25곳 찾아 순례여정 담아
법어 서화전·삼천배 기도회 계획
“성철 스님은 일제강점기, 해방, 6·25전쟁, 근대화, 민주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라는 원력 아래 ‘외길’을 걸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길은 ‘깨달음의 길’이자 ‘회향의 길’이었습니다. 회향 없는 깨달음은 공허하고, 깨달음 없는 회향은 무모하다는 것을 성철 스님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스승 성철(1912∼93) 스님의 깨달음을 다시 회향하는 순례기를 펴낸 원택(69·사진) 스님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한번씩 순례단과 함께 성철 스님이 머물며 수행했던 25곳의 도량을 찾아다닌 순례기 <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조계종 출판사 펴냄)를 냈다.

이 책은 가야산 백련암에서 젊은 날 한 때 성철 스님 곁에서 수행했던 이진두(전 <부산일보> 문화부장) 기자가 <불교신문>에 연재한 글에,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과 인연을 맺은 흥교·인각·지환·종진·혜총·정광·대원·도성·혜국·원각 스님 등 10명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더했다. 생전 20여년·열반 뒤 20년을 한결 같이 성철 스님을 시봉한 그가 도반들과 나눈 얘기가 관심을 불러온다.

그는 지난 2001년 베스트셀러 <성철 스님 시봉 이야기>를 통해 놀라운 필력을 보여주었지만, 그 이후에는 성철 스님의 유지를 선양하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일에만 충실했다. 그러나 그도 이제 고희를 앞두고 시봉을 받을 나이가 됐다. 하지만 성철 스님 열반 20주기를 맞아 낸 이번 책을 두고 그는 여전히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린 꼴이어서 부끄럽기 그지 없다”고 겸연쩍어하는 ‘시자’다.

풍전등화의 선맥을 살리려 분전했던 성철 스님이 단기필마로 조조의 100만 대군에 맞선 관운장같은 용장이었다면, 원택은 피흘리는 전쟁터에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해주는 어머니 같은 풍모다. 성철 스님이 한국 불교의 맹주로 일컬어져온 고려의 고승 지눌 보조 선사까지 물어뜯으며 취모검을 휘둘렀다면, 그는 성철 스님의 경쟁자나 반론자들까지 세미나에 불러모아 오히려 스승의 장삼 자락을 더욱 넓히고 있다.

천하의 선지식이자 동갑내기 평생 도반이었던 성철 스님과 향곡 스님이 생전에 은해사 운부암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산’을 두고 티격태격했던 얘기를 들려줄 때도 마찬가지다. “향곡 스님이 ‘니 설악산 공룡능선 가보기나 했나? 산은 뭐니뭐니 해도 설악산 공룡능선이 최고다’고 하면, 성철 스님은 ‘니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도 못 들어봤노? 금강산이 최고다’고 맞받았어요. 그런데 실은 향곡 스님은 설악산만 가봤고, 성철 스님은 금강산만 가본 분이지요.”

그는 성철 스님 열반 20주기를 맞아 법어 서화전 및 사진전과 학술세미나를 열고 10월19일에는 해인사 경내 부도탑에서 ‘일체중생의 행복을 위한 삼천배 기도회’도 할 계획이다.

2년째 성철 스님 수행처 순례를 하고 있는 그는 금강산 신계사에서 마무리할 작정이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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