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종교

“신앙 실천 없으면 백번의 기도도 빈말”

등록 2014-01-22 19:27수정 2014-01-22 21:25

서울대교구 유경촌 (52·세례명 티모테오) 주교
서울대교구 유경촌 (52·세례명 티모테오) 주교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
교리해설서 ‘21세기 신앙인에게’ 내
“‘구조적 불의’ 해소하는 것이 정의”
“세상의 비구원의 실상을 방치하면서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신앙의 실천, 세상의 변혁을 위한 그리스도교적 투신이 없으면 백번의 기도도 빈말이 될 뿐이다.“

서울대교구 유경촌 (52·세례명 티모테오·사진) 주교의 그리스도인론이다. 유 주교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염수정 추기경 서임에 앞서 지난해 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한 두 신부 가운데 한 명이다. 1992년 사제품을 받은 유 주교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공부한 윤리신학자다. 가톨릭대 교수와 통합사목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그가 가톨릭 사회 교리를 쉽게 풀어 쓴 책 <21세기 신앙인에게>(가톨릭출판사)를 펴냈다.

유 주교는 이 책에서 “정의가 서 있지 않고 불신과 전쟁이 만연하는 세상은 분명 한님의 뜻과 거리가 멀다”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좋은 세상’이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되어 가고 있는데, 그런 현실을 모른채하면서 소시민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심에만 안주할 수는 없으며, 그것은 올바른 찬미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주교는 자기가 속한 작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다른 집단이나 다른 국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종교나 다른 인종에 속한 사람에게까지 우리의 사고를 지구적으로 확대시켜야함을 강조한다. 그게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신학적·실천 윤리적 요청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의 생명인 사랑과 정의가 상반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정의를 실천하는 것은 곧 사랑을 실천하는 것과 같다. 그리스도인이 사랑한다고 하면서 불의를 모른 척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저버리는 것이 된다.”

유 주교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없다고 해서 시대적 요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들의 세상에 대한 이런 반성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며, 이미 예수가 몸소 보여 준 모범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인식이다.

유 주교는 ‘사회 정의’와 관련해 “개인적 불의’를 뛰어넘어 ‘구조적 불의’의 해소를 통해 ‘의로운 사회 구조’ 건설을 실현하는 것이 사회 정의의 내용이라 말할 수 있다”며 “사회 구조적 차원의 불의들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어서 만일 제도적 장치나 환경이 부실해서 불의가 조장된다면 이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 주교는 지금도 속옷을 손수 꿰매 입고 거의 20년이 된 프라이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청빈한 삶을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