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한겨레 강재훈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를 주교시노드 임시총회에서 시노드 사무처장과 사무국장을 도와 최종문서를 준비할 6명의 교부 중 한명으로 지명했다.
이에따라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개혁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는 동성애 가정과 재혼 가정의 포용 등을 담은 개혁안 작성에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
교황이 13일(현지 시간) 지명 발표한 6명은 강 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란코 라바시 추기경과 미국 워싱턴교구장 도널드 우얼 추기경, 교황청립인 아르헨티나 가톨릭대 교수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주교,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연합회 의장인 카를로스 아기아르 레테스 주교,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장이다.
교황은 교황청과 아시아, 북미, 남미 등 지역을 고려해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강 주교가 아시아 대표로 교황청 쇄신안 준비에 뽑힌 셈이다.
가톨릭은 세계 각지의 주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일부터 로마 바티칸에서 시노드를 열고 있으며 강 주교 등이 19일 폐막 때 최종 보고서를 내놓게 된다.
이 최종보고서는 내년에 열린 ‘가정에 관한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의 핵심문서가 되고, 교황권고문의 토대가 된다.
주교시노드쪽이 지난 13일 공개한 12쪽 분량의 예비보고서는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않은 커플은 물론 이들의 아이들도 환대하는 한편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교리는 유지하되 동성애자에게도 은사가 있음을 인정하고,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세속적 결혼과 동거, 이혼자들을 존중하는 안을 담아 가톨릭 교회의 혁명적인 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한편 강 주교는 지난 8월 교황방한위원장으로서 교황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영어와 이탈리아 등 5개국어에 능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청의 주요 직책을 맡을 것으로 점쳐져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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