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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성철-법정 스님 ‘선사상 논쟁’ 육성녹음 생생”

등록 2014-11-11 18:58

원택 스님(70)이 스승인 성철 스님의 대표작인 <성철 스님 백일법문> 3권을 냈다.
원택 스님(70)이 스승인 성철 스님의 대표작인 <성철 스님 백일법문> 3권을 냈다.
‘성철스님 백일법문’ 재출간 원택 스님
“이제야 스님에게 밥값을 한 것 같다.”

성철 스님(1912~93)의 상좌로 생전은 물론, 백련불교문화재단을 통해 사후에도 시봉을 하고 있는 원택 스님(70)이 스승의 대표작인 <성철 스님 백일법문>(상중하·장경각 펴냄) 3권을 냈다. 11일 조계사 부근에서 만난 원택 스님은 오랫동안 지고 있는 짐을 부린듯 홀가분한 일성을 토해냈다.

이 책은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대찰의 정신적인 지도자)에 추대된 뒤 설법한 내용을 녹취한 것으로, 성철 스님 열반 한 해 전인 92년 상·하 두권으로 나온 적이 있다. 성철 스님이 50~60년대 팔공산 성전암에서 10년동안 두문불출해 경전과 선어록을 열람한 뒤 붓다의 핵심사상인 중도(中道)와 선(禪)의 요지를 담아 ‘불교란 무엇인가’를 정리한 것이다. “(성철)스님이 백일간 법문한 녹음테이프를 정리하다 92년 책을 만들 때 빠진 14개 테이프를 새롭게 발견해 3권으로 증보했다. 이 부분에 천태종·화엄종·법상종의 중도사상 내용이 더 상세히 들어있다. 또 중국 선사들이 밝힌 중도의 뜻과 어록이 담겨 있다. ”

이번에 전체 분량을 다시 손수 다 살피고 윤문한 그는 ‘돈오돈수’(한번 깨달으면 더 이상 닦을 것이 없음)를 주장한 성철 스님이 고려 보조 지눌의 선사상을 ‘돈오점수’(깨달은 이후 닦아가야 함)라며 비판한 것과 관련해 설명했다. “보조국사의 저서 <간화결의론>를 보면 그도 말년엔 돈오돈수 사상을 펼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선방 수좌(선승)들이 이를 간과한 채 보조국사가 20대 중반에 저술한 <수심결>과 <정혜결사문>에 나오는 돈오점수론에만 빠져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백일법문’ 출간을 둘러싼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1932~2010)의 일화도 전해준다. 법정 스님은 전남 송광사의 고승인 보조 지눌의 법맥을 잇는 효봉 스님의 상좌이자 구산 스님의 사제다. 법정 스님은 연배로 성철 스님의 제자뻘이지만, 당시 보조 지눌에 칼끝을 겨눈 성철 스님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성철)스님이 ‘백일법문’ 녹취록을 출간하기에 앞서 법정 스님한테 갖다주라고 하더라고요. 싫다면 두 말하지 말고 가져오라면서요. 그래서 송광사 불일암에 찾아가 부탁했더니, ‘토씨 하나에도 그 분의 사상과 성격이 담겨 있는데 어찌 고칠 수 있느냐’면서도 윤문을 해줬어요.”

백일법문의 녹음 속에서도 법정 스님이 등장한다. “법정이 ‘왜 보조 스님을 그런식으로 보느냐’는 등 턱밑에 앉아 꼬치꼬치 대들고, 스님이 (법정에게) ‘뭘 그리 물어쌌노’라고 쏘아붙이는 문답들이 들어 있어요.”

원택 스님은 새달 18일부터 내년 3월까지 조계사 앞 텔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불교연구원 서재영 박사, 한국문화연수원 박희승 교수 등과 함께 ‘백일법문 강좌’를 연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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