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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화에 대한 명상

등록 2015-01-06 19:42수정 2015-10-28 15:50

빛깔 있는 이야기
화는 자기 욕심대로 안 되기에 일어나는 불같은 마음입니다. 이 불같은 화는 자신도 태우고 남도 태워 버립니다. 불교에선 탐진치(貪嗔痴)를 파멸과 불행으로 이끄는 독으로 봅니다. 진(성냄)을 탐(탐욕), 치(어리석음)와 함께 가장 경계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진심(嗔心)은 작게는 짜증에서부터 미움, 원망, 분노, 증오 등 화나는 감정입니다. 이 감정은 워낙 순간적으로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거라서 통제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것만 잘 다스려도 인생살이가 한결 편안하련만, 이것을 잘못 다스려서 엄청난 고통을 자초하고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 진심을 경계해 이르기를, ‘화 한번 내면 백만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 또 ‘분노의 불길은 오랜 세월 동안 애써 쌓아온 공덕의 숲을 한순간에 태워버린다’고 경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버럭 화를 내고 바로 후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걸’ 하면서 말입니다. 화를 내면 도움 되는 건 별로 없고,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고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저는 1월30일부터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화! 어쩌란 말이냐? 화는 참으면 병이 되고 터뜨리면 상처(죄)가 되고 알아차림하면 사라진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화를 참으면 우울증, 답답증, 심장 계통의 병, 심지어 암까지 발병한다 하지요. 그렇다고 화를 내버리면 시원하고 후련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찜찜하고 서로 상처가 되고 마음이 무겁고 습관화가 된답니다.

부처님께서는 “1차 화살을 맞을지언정 2차 화살을 맞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차 화살이란 이미 발생한 일이고 상대방이 내게 쏜 화살이고, 2차 화살이란 1차 화살을 맞고 나서 홧김에 다른 곳으로 쏘아대고 내가 나 자신에게 쏘아대는 화살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첫째, 알아차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면 화는 사라집니다. 둘째,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어 봅니다. 숨이 들어올 때 어떻게 들어오는지, 나갈 때 어떻게 나가는지 관찰해 보십시오. 셋째, 객관화시켜 봅니다. 나와 상대방을 동시에 바라봅니다. 넷째, 이해해 봅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다섯째, 자비의 마음입니다.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삶에 대해 배우고 있고 행복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여섯째, 이렇게 하면 내게 이로운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화를 내는 순간 화내는 자신의 몸에 독소가 먼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이 나에게 화를 내더라도 상대방의 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상대가 낸 화는 다시 그 사람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지요.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는다는 말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답니다. 오늘도 웃음꽃을 피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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