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종교

“서의현 전 총무원장 복권은 ‘조계종 개혁’ 부정”

등록 2015-06-30 19:44수정 2015-06-30 22:50

지난 1994년 4월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모여 당시 서의현 총무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종단 개혁의 깃발을 올린 전국승려대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1994년 4월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모여 당시 서의현 총무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종단 개혁의 깃발을 올린 전국승려대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문화재 은닉비리·처 숨겨둔 의혹
불교엔지오 “사면은 부당” 비판
재심 과정 ‘절차상 하자’도 지적
1994년 조계종단 개혁 당시 ‘청산대상 1호’로 멸빈(승적 박탈)된 서의현(80) 전 총무원장의 승적을 회복시킨 조계종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원장·김종규 변호사)는 30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범계 행위로 멸빈된 서 전총무원장의 징계를 ‘공권정지 3년’으로 감형한 것은 94년 종단 개혁의 부정이라며 서 전총무원장의 비리와 문화재 은닉 등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외후세력인 불교광장의 대항 세력인 영담·명진 스님 등의 삼화도량뿐 아니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퇴휴스님)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등도 재심호계원의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재심 결정을 내린 호계원장 자광스님은 “서 전총무원장이 나이가 80이고, 멸빈된지 21년이나 지났고, 다리를 못쓰는 상태로 승려신분으로 가사장삼을 수하고 절에서 죽어 다비하겠다는데 자비문중에서 이를 무시할 수 있겠느냐”며 불교적 자비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불교엔지오들은 의현 스님이 은처나 비리 등의 문제가 전혀 해소되지않았다며 사면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전총무원장은 우선 ‘처를 둔 의혹’과 관련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문화재 은닉에 대해서도 “2008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견을 받았고, 신고자가 무고죄로 1년 실형을 살았다”고 밝혔다.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조계종 안팎에선 이번 판결이 서 전총무원장의 끊질긴 노력과 이를 뒷받침해준 종회의장 성문스님의 주도에 자승 총무원장과 진제 종정이 가세한 결과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 전총무원장은 지난 2010년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열린 성문스님의 주지 취임식에 축사를 하면서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동화사·은해사 등 대구권 사찰들을 주무대로 전두환·노태우 정권 당시 불교계를 쥐락펴락했던 서의현 스님이 자신의 무대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당시 취임식에 참석했던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중진들은 예기치못한 서의현 스님의 등장에 몹시 당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의현 스님이 총무원장을 할 때부터 측근이던 성문스님이 서의현 스님이 ‘존재’를 종단 지도부에 다시 알린 것이다.

성문스님은 지난해 동화사 주지 재선을 노리다 방장인 진제 종정이 주지에 종정예경(비서)실장인 효광스님을 지명하자 이에 반발해 내분을 빚기도 했다. 그런데 종정은 교시를 내려 서의현 스님 사면복권을 호소했다. 서의현 스님 복권에 대해서만은 종정스님과 성문스님의 견해가 일치한 것이다. 이에대해 한 종단관계자는 “2010년 부산 해운정사(진제 종정이 창설)에서 조계종 원로의원들이 초청된 대규모법회가 열렸는데, 흰수염을 길게 기른 서 전총무원장이 나와 축사를 하며 진제 스님의 입속의 혀처럼 칭송을 했다”며 “그 자리에 성문스님도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진제 종정이 자승 총무원장을 부른 자리에 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함께 서 전총무원장도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이에 대해 동화사 방장을 맡고는 있지만 대구지역에 별 기반이 없는 진제종정이 기반을 다지기 위해 터줏대감인 서 전총무원장과 손을 잡은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여기에 자승 총무원장이 가세해 서 전총무원장의 전격적인 사면 복권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재심 판결은 절차상의 하자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렵다. 호계원은 서 전 총무원장이 21년전 멸빈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징계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재심을 요청한 것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엔지오들은 개별통보와 <불교신문> 광고 등을 거쳤을 뿐 아니라 전국민이 알고 있는 멸빈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호계원이 심리도 제대로 하지않은채 하루만에 판결까지 완료해 사면 복권시킨 데 대해 논란이 많다. 재심호계위원 9명 중 한명으로 판결 당일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했던 청화 스님은 “어떻게 그런 중대한 일을 심리도 않고 당일날 판결까지 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며 재심호계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사면을 해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특별법을 만들어 사면을 해야 정당성을 얻을 수 있지않겠느냐”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박기련 총무원장 특보는 “서 전총무원장 등의 멸빈자들을 종단 화합차원에서 사면하자는 것은 2003년 총무원장이던 법장 스님도 약속했으나 종회에서 사면안이 부결되고, 2005년 지관스님과 정련스님도 총무원장 선거당시 공동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관스님 당선 뒤 해결되지않았기에 특별법으로서는 종단의 분란만 가져올 뿐 해결될 수 없다고 봐 재심을 통해 사면한 것으로 안다”며 “이로 인해 종단 개혁이 거꾸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