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승적을 회복시킨 조계종 총무원의 조처에 대해 1994년 개혁을 주도한 스님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1994년 조계종단개혁을 이끈 스님들은 10일 긴급회동을 갖고 ‘서의현 재심판결 파동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최근 서의현에 대한 재심판결의 과정과 내용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인 문제는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며 “서의현 재심판결 파동과 관련하여 ‘대중공사’는 물론이고, 중앙종회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여 종단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종단기관지인 <불교신문> 사설에서 ‘1994년도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과거와의 단절은 불가피하다’, ‘재심결정은 의현 스님 개인 문제가 아니라 혼란했던 과거와의 단절이다’라며 종단개혁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주장을 한 것”과 관련해 총무원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날 입장문을 논의하는 자리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쪽의 청화 스님(상임고문)과 법인·퇴휴·일문 스님뿐 아니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뒷받침하는 두축인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인 도법 스님과 불교광장 회장 지홍 스님, 또 현 총무원장 체제에 대립각을 세워온 삼화도량 대표 영담 스님과 명진 스님 등 여야로 흩어진 개혁세력들이 함께 했다.
이 입장문엔 1994년 종단 개혁의 브레인 구실을 했던 현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을 비롯해 진명 스님, 혜조 스님, 현진 스님, 부명 스님 등이 14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94년도 종단개혁 정신의 퇴조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나타내며, “94년 종단개혁 정신과 지표인 정법교단, 불교자주화, 종단민주화, 청정교단, 불교사회역할은 오늘에도 여전히 종단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며, 앞으로도 종단의 지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1994년 종단 개혁에 동참했던 재가자들도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개혁 정신을 짓밟은 재심결정을 되돌리라’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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