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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수행과 성적 욕망 멀고도 가까운 사이

등록 2005-10-18 17:03수정 2005-10-19 17:33

■ 불교평론 ‘불교와 성’ 특집

인도 히말라야의 산간도시 다람살라의 티베트명상수행처인 투시타센터의 한 법당에 놓인 남녀교합상.
인도 히말라야의 산간도시 다람살라의 티베트명상수행처인 투시타센터의 한 법당에 놓인 남녀교합상.

석가모니 생존 때 한 수행자가 나무로 만든 여성의 상을 보고 욕망을 느껴 성기를 그 상의 다리 사이에 갖다댔다. 죄를 묻는 그를 석가모니는 추방하지는 않았지만, “깊이 참회하라”고 했다. 또 한번은 한 출가수행자가 한 여자를 사랑했는데, 그 여자가 죽어 묻히자 뼈를 파내 빻은 후 반죽해 질 모양으로 만든 다음 그것에 자신의 성기를 집어넣었다. 석가모니는 그를 교단에서 추방했다.

그러나 성관계를 가졌지만 무죄를 선언한 경우도 있었다. 한 청년이 웁파라반나라는 여성 수행자를 범했다. 당시의 인도 정황상 어찌됐던 여성 수행자가 정조를 잃었다고 손가락질을 받고, 괴로움을 당했을 법하다. 그러나 석가모니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은 경우에는 죄를 범한 것이 아니다’며 웁파라반나에게 무죄를 선언했다.

“욕망은 고통의 원인…성적욕구 극복이 곧 수행”
“인도 후기 밀교는 해탈위해 껍질깨는 것”

<불교평론> 가을호가 <불교와 성>을 특집으로 다뤘다.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인 최훈동 한별정신과병원 원장은 “불교는 욕망을 고통의 원인으로 보았으므로 욕망, 즉 쾌락의 추구 또는 쾌락에 대한 갈망의 해결이 수행의 과제인 것은 당연하다”며 “성적 욕구의 극복은 수행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썼다.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인 철우 스님도 “계율이 살아 있어야 불법이 살아난다”며 “성욕의 불꽃을 꼭 꺼야 한다는 것이 율장의 말씀이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하지만 박영택 경기도 교수는 ‘불교미술에 나타난 성’에서 “육체는 고통의 가장 큰 원천이지만 동시에 끊임 없는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다”며, “불교에서는 성이 소극적이거나 부정해야 하는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밀교의 불상들은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밀교와 성에 대한 이해’를 쓴 정성준 동국대 강사는 “인도의 후기 밀교는 진정한 해탈을 위해 인간의 현실에 담긴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그 실체를 명확하게 들여다 볼 때 중생의 의식으로 닫혀진 껍질을 깨고 비로소 해탈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례화한 것”이라며 “불교는 율법주의에 의지한 다른 종교와 달리 행위의 결과에 대해 수행자의 동기와 내면적 반성을 중요시해왔다”고 했다.

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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