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재즈처럼 하나님은’
“기독교의 진짜 문제는 조건적이라는 점이다. 사랑받긴 받지만, 만일 성경이 사실인가 또는 미국이 좋은 나라인가 따위에 의문을 품으면 별로 사랑받지 못했다. 그래서 대우 받고 싶으면 복제품이 되어야 했다.”
성경을 접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의문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믿음이 없군요!’ 등의 말이 두려워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 채 ‘믿음 좋은 사람’의 복사판이 되기 위해 가면을 쓴 채 괴로워했을까.
21살에 집을 떠나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미국 전역을 여행한 뒤 포클랜드에 정착해 기독교 사역자로 살아가는 도널드 밀러가 <재즈처럼 하나님은>(복있는사람 펴냄)을 썼다. 이혼한 부모, 친구, 연인, 교회 신자들과 관계 등 그의 일상적인 삶을 일기처럼 푼 글이다.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그의 단상들은 가면을 쓴 도덕교과서가 아니기에 시원한 바람처럼 막힌 가슴을 뚫는다.
그는 “전에 다녔던 교회들이 제품처럼 ‘내게 예수를 팔려는 것’처럼 느껴졌고, 언제나 자기 교회 자랑에 열을 올렸다”고 했다. 그는 또 “기독교는 언제나 옳고 언제나 다른 모든 사람을 얕보고, 사랑하되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을 구분해 조건적으로 했다”고 썼다. 밀러는 여행 중 ‘교회 밖 사람들’과는 최초로 한 달 간 살 기회를 가졌는데, 기독교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히피들이었다. 그는 “그들의 애정은 내가 교회 안에서 알던 식의 사랑에 비해 어딘지 진짜 같았고 보다 투명하고 보다 진실했다”며, “그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판단받는 느낌이 아니라 사랑받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노예에서 해방된 세대들이 처음 불렀다는 재즈처럼 자유스런 그의 글과 함께 춤추는 동안 ‘가면을 쓴 박제’가 아닌 ‘살아있는 하나님’이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무명인 그의 책이 아마존에서 2년 연속 종교부문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기독교인들의 답답함이 어떤 것이었는지 웅변해주는 것인지 모른다.
조연현 기자
살아있는 하나님을 만나려면… 새책 ‘재즈처럼 하나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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