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관계자 등이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 수도자 3천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사제들은 선언 참여자를 대표해 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에서 선언문을 낭독한 뒤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1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하면서 나온 천주교 성직자들의 대대적인 시국 참여다.
사제·수도자들은 선언문에서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문제의 검찰개혁이 영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간첩사건 조작, 선택적 수사와 기소, 전관예우 등 검찰이 행해 온 문제점이 현재진행형임을 지적했다. 이어 “이는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제한의 권능 때문”이라며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므로 대다수 검사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새로 태어나는 진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언 참여인들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태도 비판했다. 이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의 ‘판사사찰’이 드러났음에도 행동에 나서지 않는 사법부의 무기력함도 지적했다. 성명서에서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아직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검찰이 재판관을 압박하여 판결에 개입하는 몹쓸 행태를 무심히 바라만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법부의 권위와 존엄을 회복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선언엔 윤공희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강우일 주교, 이성효 주교, 김종수 주교, 옥현진 주교를 비롯해 사제 926명과 남자수도회 소속 사제와 수사 227명, 여자수도회 수도자 2792명 등 총 3951명이 함께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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