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만0~1살(23개월) 양육가정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부터 도입하는 ‘부모급여’를 유급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취약층 영아 양육가정에만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계획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만 0살·1살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각각 월 70만원, 35만원의 부모급여가 지급된다. 올해부터 만 2살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에 매달 30만원씩 ‘영아수당’을 주고 있는데 내년부터 부모급여로 바뀌고 지원금도 늘어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7일 발간한 보고서 ‘부모급여 신설의 타당성 제고 방안’에서 부모급여에 대해 “저출산 대응에서 가족지원이 미흡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새 가족지원 제도 도입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책 수요·효율성 측면에서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 부모급여 예산으로 1조6249억원을 편성했다. 부모급여 도입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2024년엔 지원금을 월 50만~100만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입법조사처는 유관 제도와 비교했을 때 부모급여는 크게 세 가지 부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고용보험을 재원으로 한 육아휴직(만 6살 이하 취학 전 자녀 대상)급여를 받는 가구에 부모급여를 지급하는 건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사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020년 출생아 대비 부모의 육아휴직급여 수급 비율은 41.1%(부모 양쪽 모두 육아휴직 이용 포함)에 그친다. 입법조사처는 “영아 2/3~3/5가 (유아휴직급여를 통한) 생애 초기 돌봄 지원에서 배제돼 있다”며 “육아휴직 확대는 공공 대 민간, 정규직 대 비정규직 간 이용률 격차를 다소 줄이는 제한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고용보험은 실업자·주부·학생·구직단념자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포용하지 못하므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영아·양육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부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부모급여 대상을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층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육아휴직급여(통상임금의 80%, 상한 150만원·하한 70만원) 소득대체율이 여전히 낮아, 부모급여가 이를 보충해 영아 양육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입법조사처는 청소년기 아동에 대한 지원이 미약한 상황에서 영아기 아동 지원만 강화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만 8살 미만이 지급 대상이다. 정부는 출산 시 첫만남이용권(국민행복카드 포인트 200만원 지급) 사업을 하고 있다. 부모급여는 아동수당, 지방자치단체마다 별도로 지원하는 출산장려금 등과 중복해 받을 수 있다. 부모급여 도입 목표로 ‘출산 장려’ 외 구체적인 목적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짚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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