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보호구를 착용하고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제공
2020년 전체 사회서비스 노동자 평균 월급이 전년에 견줘 되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수요 증가로 사회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임시·일용직 등 질 낮은 일자리 비율도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질 높은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일자리 규모 확대뿐 아니라 인력 양성·교육, 역량 개발 등 종합적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펴낸 ‘보건복지 이슈 앤 포커스’ 최신호를 보면, 2020년 사회서비스 산업 전체 취업자의 월평균 임금은 225만원으로 2019년 226만7천원보다 1만7천원 하락했다.
그중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15개 핵심 산업군 취업자 월평균 임금은 2019년 202만2천원에서 2020년 196만2천원으로 6만원 줄었다. 연구진은 청소·환경미화원 임금이 전년에 견줘 감소하면서 핵심 산업군 임금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핵심 산업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돌봄·보건서비스 종사자 2020년 월평균 임금은 전체 사회서비스 임금 57.5% 수준에 그쳤다.
전체 사회서비스 산업 종사자 수는 2016년 346만1천명에서 2019년 390만6천명으로 늘었으나, 임시·일용직 같은 질 낮은 일자리도 함께 증가했다. 핵심 산업군 취업자 중 상용직 비율은 2016년 70.1%에서 2020년 66.9%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임시·일용직 비율은 24.1%에서 29.0%로 상승했다. 청소·환경미화원 92.6%, 돌봄 및 보건서비스 종사자 42.7%, 조리사 28.1% 가 임시·일용직이었다. 주요 사회서비스 노동자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도 2016년 38.2시간에서 2020년 33.5시간으로 줄었다. 2018년 ‘주 52 시간제’가 시행된 영향도 있지만, 한 주에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비율이 2016년 8.2%에서 2020년 12.7%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 종사자 규모 상위 15개 직업 산업군별 월평균 임금과 산업군 내 상위 10개 직업별 월평균 임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상태는 사회서비스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기 어렵다. 핵심 산업군 취업자 가운데 50살 이상 비율이 2020년 47.4%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을 끌어오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인력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진 진단이다.
이에 연구진은 정부에 사회서비스 혁신과 고도화 선결 과제로 ‘일자리의 질적 제고’를 꼽았다. 안수란 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사회서비스연구센터장은 “그간 ‘사회서비스 산업화’와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추진돼 온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해 왔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양질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확충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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