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현동 가구거리 매장에 걸린 점포정리 펼침막. <한겨레>자료 사진
팬데믹 시기를 겪은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대한 인권 문제로 꼽힌 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산권 침해’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펴낸 ‘2022년 인권의식실태조사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엔 인권위가 주관하고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국내 성인남녀 1만6천14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면접 조사한 결과가 실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가장 심각한 인권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1·2순위 복수 응답)에 가장 많은 44.3%가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산권 침해'라고 응답했다. 두번째로 많은 대답(43.5%)이 나온 현안은 ‘돌봄 공백으로 인한 장애인·노인·아동 등 취약계층 고립'이었다. ‘백신접종 여부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차별'(28.2%), ‘개인정보·사생활 침해'(25.7%), ‘방역을 이유로 한 사회복지시설 내 접근 제한'(23.9%), ‘방역을 이유로 한 집회 제한'(18.5%),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차별 증가'(10.7%) 등도 현안으로 거론됐다.
흥미로운 건 연령대별로 인식에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 20∼30대층에서는 '백신·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차별', '개인정보·사생활 침해'를 가장 심각한 인권 문제로 꼽은 비율이 각각 30.8%, 27.7%로 전체 평균보다 각각 2.6%포인트, 2.0%포인트 높았다. 이에 비해 60대 이상에서는 '취약계층 고립', '사회복지시설 내 접근 제한'이 각각45.6%, 29.1%로 전체 평균 대비 2.1%포인트, 5.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인권 상황에 코로나19가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56.4%가 ‘그렇다'고 답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1·2순위 복수 응답)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소득 감소나 지출 등 경제문제(37.6%), 감염 예방·위생 관리(33.9%), 시설 이용 제약에 따른 불편(31.1%), 사회관계 축소에 따른 우울·고립감(28.0%), 백신·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20.5%), 휴직·실업 등 일자리문제(19.9%) 등의 차례로 응답이 나왔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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