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5명 가운데 1명이 체육이나 미술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다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유아를 학원에 보내는 부모 10명 중 4명은 이런 사교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KICCE)가 0~6살 자녀가 있는 1730가구를 조사해 지난해 말 펴낸 ‘소비실태조사 : 양육비용 및 육아서비스 수요 연구’ 보고서를 18일 보면, 영유아 2393명 가운데 524명(21.9%)이 최근 3개월 이내 학원(반일제 이상 학원은 제외)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학원 이용률은 조사 첫해인 2018년 15.5%(2277명 중 353명)보다 6%포인트가량 증가했다. 학원 외에 영유아가 이용하는 시간제 사교육은 방문형 학습지(12.0%), 방문형 문화센터(7.6%), 교육형 온라인 콘텐츠(3.4%), 개인 및 그룹지도(1.9%) 등 순이었다.
학원에서 보낸 시간은 주당 평균 3.9시간으로 사교육 가운데 이용 시간이 가장 길었다. 학원 과목(복수 응답)은 체육이 60.8%로 가장 많았고, 미술(35.0%), 영어(12.6%), 음악(11.3%), 수학·과학(9.7%), 영어 외 언어(6.4%) 순이었다.
가장 비싼 사교육 유형은 개인 및 그룹지도로, 이용자가 월평균 21만5000원을 지출했다. 학원비는 월평균 16만6000원으로 두 번째로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소득이 많은 가구일수록 학원 이용률이 높았다. 월 소득이 400만∼499만원인 가구(23.9%)와 500만∼599만원 가구(26.5%), 600만원 이상 가구(26.9%)는 299만원 이하 가구(11.9%)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사교육을 이용하는 부모 786명 가운데 315명(40.0%)은 사교육 비용에 부담(부담 30.2%, 매우 부담 9.8%)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교육을 이용하는 까닭을 물었더니 ‘자녀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처질까 봐 두려워서’(35.6%)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녀의 재능이나 소질을 개발시켜주기 위해’ (30.5%),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10.5%) 순이었다.
연구진은 “영유아 가구가 양육비용이 부담될 때 가장 먼저 식비를 줄이지만 교육/보육비는 가능한 줄이지 않으려는 반면, 추가 소득이 생기면 교육/보육비를 지출하는 경향이 발견됐다”며 “소득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나 저소득 가구를 위한 필수 ‘교육/보육(서비스)비용’에 대한 보조는 필요하지만 영유아 가구에 추가 소득을 (현금) 지원할 경우 ‘사교육’ 팽창 부작용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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